​교보악사운용 교보생명서 경쟁사 2.5배 남겨… 보험고객 전가?

2014-06-16 15:58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 교보악사자산운용이 교보생명을 통해 경쟁사 대비 최대 2.5배에 이르는 마진을 남기고 있어 보험 가입자에게 과도한 비용을 떠넘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 운용사가 계열 생보사에서 투자일임한 돈을 상대적으로 운용보수가 적은 안전자산(채권형) 중심으로 굴리는 데 비해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위험자산(주식형) 투자로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

프랑스 금융사 악사는 2008년 교보악사자산운용에 출자하면서 교보생명으로부터 수탁고 유지 보장도 받은 것으로 확인돼 보험 가입자와 회사 간 이해상충이 우려된다.

◆2.5배값에 15조 몰아줘

16일 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보악사자산운용이 2013년 교보생명을 통해 올린 영업수익은 44억6100만원으로 이 생보사에서 투자일임한 15조4000억원(한도액) 대비 0.029%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 3대 생보사 계열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삼성자산운용이 같은 기간 삼성생명으로부터 올린 영업수익은 97억100만원으로 일임 한도액 80조8000억원 대비 0.012%에 그쳤다.

한화자산운용도 마찬가지다. 한화생명 쪽 일임 한도액 34조6000억원 가운데 0.022%에 해당하는 74억8000만원을 영업수익으로 남겼다.

교보악사자산운용 쪽 마진이 삼성자산운용 대비 2.42배(0.017%포인트), 한화자산운용에 비해서도 1.32배(0.007%포인트) 더 큰 것이다.

전체 영업수익에서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교보악사자산운용이 가장 높았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2013년 영업수익 164억8900만원 가운데 27.05%에 해당하는 44억6100만원을 교보생명 1곳에서 올렸다. 이에 비해 삼성자산운용ㆍ한화자산운용을 보면 이 비율이 교보악사자산운용보다 최대 17%포인트 가까이 낮았다.

◆주식형 2개 中 1개 손실

교보생명이 현재 변액보험을 통해 투자하고 있는 주식형ㆍ혼합형 펀드 유형 수는 총 20개로 이 가운데 10개가 최근 6개월 수익률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생보사 변액보험은 펀드 수를 기준으로 약 70%를 교보악사자산운용에서 운용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계열 자산운용사뿐 아니라 증권사에도 경쟁사보다 많은 이익을 올려준다. 교보증권은 2013년 교보생명 1곳을 통해 27억3100만원어치 영업수익을 올렸다. 이에 비해 한화투자증권ㆍ삼성자산운용은 같은 해 계열 생보사를 통해 번 돈이 적게는 4억7200만원에 그쳤다. 교보생명이 주식형 비중이 높아 교보증권을 통해 주식을 거래할 일도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이나 한화자산운용이 외부 출자를 받지 않은 반면 교보악사자산운용은 교보생명ㆍ악사에서 각각 50%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인덱스(지수) 추종 주식형 상품에서 실적이 좋아 투자를 일임한 것"이라며 "악사에 대해 수탁고를 보장했기 때문에 비싼 펀드를 사주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