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피파 마피아
2014-06-16 08:33
토마스 키스트너 지음 ㅣ 김희상 옮김 ㅣ 돌베개 펴냄
한국어판 서문 집필의도를 밝힌 저자는 ‘세월호’의 비극을 언급하며 이익추구 집단과 감독관청이 이처럼 밀접하게 맞물릴 때 참극은 피할 수 없다는 점, 독립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족벌경영이 판을 치면서 이해당사자끼리 서로 이익만 키워주는 부패를 막을 길이 없다는 점을 직시하자고 호소한다.
오락산업의 가장 통제받지 않는 부문인 프로축구 역시 인간의 인생을 지배하는 권력과 너무 지나친 의미를 부여받아서는 안 되며 축구는 종교가 아닐 뿐더러 좋은 가치의 모범은 더더욱 아니고 그저 스포츠 경제, 스폰서 경제, 정치 그리고 미디어의 힘으로 부풀려진 가죽 공을 둘러싼 비즈니스일 따름이라고 역설한다.
"2002 월드컵이 한국과 일본에 주어진 것을 돌아보자. 당시에는 피파의 수뇌부가 부패했다는 비난이 들끓었다. AFC 회장 빈 함맘은 이런 비난을 담은 편지를 한국의 위원 정몽준에게 보냈다. 축구라는 경로를 통해 자국의 대통령이 되고 싶어 일본과의 공동 개최를 위해 싸운 정몽준은 정말 많은 것을 월드컵에 투자했다. 물론 대통령이 되려는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당시 정몽준은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피파 회장 아벨란제는 일본의 단독 개최를 강력하게 지지했다. 다행스럽게도 정몽준은 아벨란제의 사위를 공략할 수 있었다. 돈 되는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테이셰이라를 이용해 아벨란제를 움직이려 했다. 이렇게 해서 테이셰이라는 1995년 상파울루 출신의 사업 친구 조제 아빌라Jos? Havilla와 함께 자동차업계에 진출했다. CBF 회장이 ‘현대’라는 자동차 브랜드의 브라질 영업권을 따냈다. 현대는 정몽준의 가족 기업이다. 피파 집행위원 동료인 테이셰이라와 정몽준은 이렇게 엮였다."(/ p.274) . 456쪽,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