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등 닭고기, 월드컵·삼복 불구 가격 하락세 지속 전망

2014-06-13 08:01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닭고기 산지가격이 6월 브라질 월드컵, 7∼8월 삼복더위, 9월 아시안게임 등 잇따른 호재에도 여름 내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3일 이번 달 닭고기(육계) 1kg당 산지 가격이 전년보다 9∼21% 낮은 1400∼1600원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5월 중순 1400원대를 유지하던 닭고기 가격은 5월 하순 1176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번 달 11일 현재 1440원으로 소폭 반등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복날이 있는 7∼8월 육계 도매가격도 전년 동기보다 4∼16% 낮은 1㎏당 1700∼1900원 선을 유지하고, 9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닭고기 가격 하락세는 지난 2012년 사조·참프레 등이 육가공업에 뛰어든 후 업체 간의 시장점유율 경쟁으로 공급 과잉현상이 빚어진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체들이 도계장을 증설한 후 공장 가동 규모를 유지하려는 경쟁 때문에 시장의 수요보다 닭고기 공급이 넘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6월 닭고기 공급을 위해 잡는 닭의 수는 전년 동기대비 6.7% 늘어난 7668만마리에 이를 전망이다.

업체들이 올해 각종 스포츠 이벤트로 닭고기 소비 증가를 예상해 공격적으로 세운 사업계획을 수정하지 않고 있는 것도 닭고기 가격이 내려가는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닭 소비가 감소했는데 통닭이나 삼계탕에 쓰이는 육계의 살처분 수가 많지 않았던 점도 닭고기 산지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AI 발병 후 살처분한 닭은 1000만마리가 넘지만 대부분이 산란계이며, 육계농장에서 AI가 발병한 경우는 단 1건에 불과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의 경기가 주로 새벽 시간대에 몰려 있고 과거보다 관심이 그리 높지 않은 점도 소비 촉진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육가공업체인 하림은 월드컵 기간 닭 수요가 평상시보다 5∼7% 증가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공급은 10% 정도 늘어나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