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전문가들 "남북과 독일 통일 모델은 달라"
2014-06-12 18:59
현 정부 대북정책에 쓴소리
루디거 프랑크 빈 대학 교수는 이날 서울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기념 학술회의에 보낸 발표문에서 한국과 독일의 유사성에 근거해 발표한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 쓴소리를 했다.
프랑크 교수는 "독일의 분단은 2차 세계대전에 대한 처벌이었지만 한국의 분단은 일본 식민주의의 희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남북한은 한국전쟁으로 사상자가 많이 생겼지만, 동서독은 상호간에 증오는 없었다"고 한반도와 독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피터 벡 아시아재단 한국사무소장은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 남북관계는 신뢰를 세우기 어려울 정도로 교착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북한과 철도 연결 등의 사업을 하고 있고 미국의 비정부기구도 북한 관료들에 대한 시장경제 연수사업을 하고 있다"며 "현재 한반도 관련 국가 중에서 한국만 북한과 대화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왕린창(王林昌) 중국 구미동학회 부회장은 "2012년 말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공약을 발표하면서 자유민주주의 질서에 기초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했고 드레스덴 선언에서는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원칙을 기초로 하는 평화통일을 하자는 구상을 제시했다"며 "이것은 흡수통일의 성격을 갖고 있어 일종의 체제대립"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체제대립과 흡수통일은 북한에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며 "그래서 남북이 통일문제에서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왕 부회장은 "남북통일은 반드시 일정한 환경이 조성되고 일정한 조건을 만족하며 일정한 시기를 만나야 비로소 실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