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캔터 원내대표 사임, 미국 공화당 중간선거 앞두고 당권경쟁 소용돌이
2014-06-12 13:10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실시된 공화당의 버지니아주 예비경선(프라이머리)에서 극단적 보수주의 운동세력인 티파티의 지원을 받은 데이비드 브랫(49) 랜돌프-메이컨대 경제학과 교수에게 10%포인트가 넘는 큰 표차로 패했다.
에릭 캔터 원내대표는 공화당에서 유일한 유대인 하원의원으로 7선이다. 올 중간선거가 끝나면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의 뒤를 이어 하원의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랬던 그가 예선에서 대패하고 사임해 미국 공화당은 오는 11월 4일 있을 중간선거를 5개월 앞두고 지도부를 새로 구성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당내 권력 투쟁이 가열되면서 극심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1월 중간선거에선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분의 1을 새로 선출한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캔터 원내대표는 11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다음 달 31일 원내대표에서 물러나겠다”며 “모든 정치는 지역에서 시작되며 나는 표가 모자랐다. 지역구 유권자들은 다른 후보를 선출했다. 남은 하원의원 임기는 채우겠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이달 19일 의원총회를 개최해 새 하원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당내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원내총무와 그와 지난 2010년 원내총무직을 놓고 겨뤘던 하원 규칙위원회 위원장인 피트 세션스(텍사스) 하원의원이 유력한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캔터 원내대표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케빈 매카시 원내총무 지지 입장을 밝혔다.
케빈 매카시 원내총무는 일부 동료의원에게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피트 세션스 하원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내가 원내대표가 되면 멕시코와의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민법 개혁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티파티 세력의 반발을 초래한 캔터 원내대표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석 원내부총무인 피터 로스캠(일리노이) 하원의원은 매카시 원내총무가 원내대표직에 출마하면 원내총무직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 스티브 스캘리스(루이지애나), 케이시 맥모리스 로저스(워싱턴), 젭 헨살링(텍사스), 짐 조던(오하이오) 하원의원 등도 지도부 편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터 킹(뉴욕) 하원의원은 이날 MSNBC 방송에 출연해 “이미 엊저녁 몇몇 동료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받았다”며 “(당직을 놓고) 선거운동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한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같은 오하이오 출신의 스티브 스타이버스 하원의원은 “당의 안정과 연속성 유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며 존 베이너 의장의 유임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