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유병언 못 잡고 있는 건 말이 안돼…모든 수단 방법 검토해야"

2014-06-10 11:31
국무회의서 검·경 질타…공개 회의석상서 검거 촉구 세번째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도피 중인 유병언(73·청해진해운 회장) 전 세모그룹 회장의 검거를 거듭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지금 유병언 검거를 위해서 검·경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못 잡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검거 방식을 재점검하고 다른 추가적인 방법은 없는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검토해서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회의 석상에서 유씨에 대한 조속한 검거를 지시한 것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 지난 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 이어 세번째다.

이는 지난달 22일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 20일이 지났지만 번번이 검거에 실패하고, 정확한 소재 파악도 못하고 있는 검찰과 경찰에 대한 질책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또 "세월호 사고를 보면 유병언 일가가 회생절차의 허점을 악용해서 2000억 원에 이르는 부채를 탕감받고, 다시 회사를 인수해서 탐욕스럽게 사익을 추구하다 결국 참사를 낸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그동안의 회생절차 운영과정을 보면 부도덕한 기존 경영자들이 부채만 탕감받은 후에 다시 그 회사를 인수하는 행위가 발생했는데도 이것을 적발하고 근절해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이런 잘못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겠다. 법무부에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했는데 각 부처들도 세월호 사건 후속법안 마련에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또 "무분별하게 이익만을 추구하는 부도덕한 기업 운영으로 국민의 신체와 재산에 큰 피해를 야기한 경우 기업주 본인의 재산뿐만 아니라 제3자 명의로 은닉해 놓은 재산까지 철저하게 추적해서 환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하고 범죄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 제3자로부터도 재산을 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부 제출 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며 "조속한 통과를 위해 함께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말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와 관련, "어르신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서비스를 받으셔야 할 요양병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서 더욱 침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어르신 노후생활을 위해 기초연금 도입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안전문제가 보장되지 않으면 어떤 정책도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라며 "요양시설의 안전실태 점검을 철저하게 하고, 필요하다면 시설 안전기준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