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페트로 포로셴코 신임 대통령 취임

2014-06-08 00:39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서 7일(현지시간) 대통령 취임식이 거행되어 5월25일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페트로 포로셴코가 제5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취임 연설에서 친러시아파 무장세력과의 전투가 계속되는 동부지역 정세의 문제 해결을 위해 특사 등을 골자로 한 ‘평화계획’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정전을 위한 실무협의를 개시할 예정이나 친러시아파 무장세력은 강경자세를 유지하고 있어 사태가 수습될지는 미지수다.

포로셴코 신임대통령은 이날 최고회의(국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통일을 유지하고 강화시키기 위해 대통령에 취임한다”고 언급하고 동부지역 친러시아파 세력이 일방적으로 선언한 “독립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메시지를 보냈다. 또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에 대해서도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의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취임연설에서 동부지역 전투상황에 대해 “전쟁도 복수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친러시아파 무장 세력에 대해 무기를 버리도록 호소했다. 초점이 된 평화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살인과 테러행위 등에 대한 자금 제공 등 중요한 죄를 범하지 않은 친러시아파에 대해서는 특사 조치를 내리겠다”고 표명했다.

또 동부지역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세력에 대해 “러시아로 도망가기 위한 안전한 길을 열어주겠다”고 제안하고 동부지역의 평화적 시민들과 대화를 통해 이 지역에서 선거를 조기에 실시할 것을 약속했으며 이를 위해 가까운 시일에 동부지역을 직접 방문하겠다고 언급했다.

포로셴코 신임 대통령은 지난 6일, 동부지역의 친러시아파 무장세력을 지원하고 있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프랑스에서 회담을 갖고, 러시아 정부대표단이 가까운 시일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정전을 위한 실무교섭에 들어가는데 합의한 바 있다. 이르면 8일에도 교섭이 시작될 것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동부지역의 사태 수습으로 연결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연설에서 친러시아파 무장세력이 요구해 온 ‘연방제 도입’에 대해 명확하게 불가방침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도네츠크주의 친러시아파 세력은 포로셴코 대통령과의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고 강경한 자세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포로셴코 대통령은 연설에서 “유럽으로의 선택”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EU 가입을 신속하게 추진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EU와 가능한 빨리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연합 협정의 경제부문에 조인한다고 밝혔다. 이미 정치부문에 대해서는 조인한 이 협정의 전면적인 발효를 통해 EU가입에 한걸음 다가 갈 계획이지만, 정치와 경제 개혁이 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망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54.7%의 득표를 얻어 압승했다. 우크라이나는 2월 정변으로 야누코비치 정권이 붕괴한 후 공식적인 대통령의 부재가 계속돼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거쳐 새로운 대통령의 정통성을 내외에 강조하고 국내정세의 안정으로 연결시키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또 유럽과 미국은 포로셴코 대통령의 취임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하듯 취임식에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참석했다. 또 러시아도 본국으로 소환했던 대사를 키예프로 돌려보내 취임식에 참석하도록 했다.
 

[사진] 신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