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진보 교육감 약진…17곳 중 13곳 우세
2014-06-04 23:31
자사고 폐지 등 진보교육정책 탄력 받을 듯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6·4 지방선거에서 진보진영 교육감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그동안 보수 진영이 이끌었던 교육계의 변화에 대한 요구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4일 오후 11시 현재 개표 진행 결과에 따르면 진보진영 후보가 전체 17개 시도 중 서울·경기·제주·전남·전북·충복·강원·세종·부산· 인천·광주 등 13곳에서 우세하다.
개표율 7.5%인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 단일후보인 조희연 후보가 37.5%를 기록, 2위 고승덕 후보(28.7%)를 9%포인트 가량 앞서 당선이 유력하다.
선거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렸던 보수진영 고 후보는 막판 '친딸 폭로글' 논란에 휩싸이면서 추락했다.
경기교육감 선거(개표율 6.8%)에서도 진보진영의 이재정 후보가 37.4%를 기록, 보수진영 조전혁 후보(24.9%)를 10%포인트 이상 앞서 당선이 확실해졌다.
인천교육감 선거(개표율 7.5%)에서는 진보진영의 이청연 후보가 30.9%로 보수진영의 이본수 후보(28.5%)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또 광주교육감 선거(개표율 15.1%)에서는 장휘국 후보가 46.0%, 전남교육감 선거(개표율 28.0%)에서는 장만채 후보가 55.0%를 기록하며 진보진영 후보가 보수진영을 따돌렸다.
이어 개표가 20% 이상 진행된 강원·충북·제주 교육감 선거에서도 각각 민병희 후보(45.6)%, 이석문 후보(33.3%), 김병우 후보(43.3%) 등 진보진영 후보가 약진했다.
특히 보수 색채가 강한 영남지역 중에서도 일부 시·도에서 진보진영 후보들이 힘을 냈다.
개표가 10.5% 진행된 부산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진영의 김석준 후보가 32.9%의 득표율로 보수진영의 임혜경 후보(23.2%)에 크게 앞서 당선이 유력하다.
경남(개표율 16.5%)에서도 진보진영의 박종훈 후보가 37.1%를 기록, 5%포인트 차로 보수진영을 따돌렸다. 현 교육감인 고영진 후보는 30.8%로 3위에 머무르고 있다.
보수진영 후보가 앞선 곳은 대구와 울산·경북 등 3곳 뿐이다.
4년 전 처음 전국적으로 치러진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16곳(당시 세종시 불포함) 중 10곳을 보수가 가져갔던 것과 비교하면 진보진영이 역전극을 쓴 셈이다.
이로써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자유학기제, 선행교육 금지법의 경우 진보측도 지지하고 있는 만큼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이명박 정권 때 설립된 자율형 사립고는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 교육감 당선이 유력한 조 후보는 시내 전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한다고 공약했다. 반면 혁신학교 존속 및 확대와 학생인권조례 등 진보진영이 추진하는 교육정책은 탄력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