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부동산 시장이 6·4 지방선거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2·26 대책 이후 매매·청약 시장은 물론 그동안 상승세를 이어오던 경매시장까지 한풀 꺾인 상황에서 세월호 사고로 인한 내수 침체 등이 맞물려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선거 이후 개회될 6월 임시국회에서 임대주택 과세 관련 법안들의 조정 여부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을 좌우할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매마저…일찍 찾아온 비수기

3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5.36%로 전월(87.23%) 대비 1.8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낙찰가율이 5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9월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경매시장이 한풀 꺾인 모양새다.

특히 평균 입찰경쟁률은 전월 6.86대 1에서 5.84대 1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경매법정에 나온 서울 아파트 물건 수는 전월(708건) 대비 180건 감소한 528건이었지만 총 입찰자 수는 같은 기간 1742명에서 1174명으로 대폭 줄어든 탓이다.

기존 주택 매매시장 역시 하락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3% 하락하며 8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서울 한강 이남지역은 10주 연속 하락했다.

분양시장 역시 연초의 상승세를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수도권에 신규 공급된 1만2488가구(일반분양 기준)에 1~3순위 청약에 1만2113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0.97대 1에 그쳤다. 4월 1.94대 1의 절반 수준이다.

지방 분양시장 역시 열기가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지난달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3.55대 1로 전월(6.16대 1)에 비하면 눈에 띄게 청약자 수가 줄었다.

◇임대소득 과세 '찬물'…"6월 임시국회가 관건"

지난해부터 이어지던 주택시장 회복세가 꺾인 것은 2·26 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부가 그동안 제대로 과세되지 않고 있던 집주인들의 임대소득에 제대로 세금을 물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전월세 과세 부담이 실제로 크지 않음에도 다주택자들에게 2·26대책은 큰 부담으로 느껴질 것"이라며 "건강보험료 인상, 종합소득 합산 등에 따른 세원노출로 다주택자의 투자수요가 줄어든 게 수도권 집값 하락세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의 하락세가 하반기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달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임대소득 과세 관련 입법이 이뤄져야 불확실성이 사라져 관망세가 옅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낙폭이 둔화되면서 바닥을 다졌기 때문에 지금의 하락세는 본격적인 하락 전환이라기 보다는 일시적 악재에 의한 조정 국면"이라며 "임대소득 과세 정책이 국회 입법 과정에서 일부 조정되면 추가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6월 임시국회에서 입법 처리가 되지 않으면 7월 보궐선거가 있기 때문에 9월 정기국회나 돼야 처리될 것"이라며 "시장 불확실성을 조기에 제거하지 않으면 관망세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