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여름 공식' 깨져… 여름식중독 '빨간불'

2014-06-04 17:00

<올바른 행주위생 관리법> 자료-보건산업진흥원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6월부터 여름 공식'이 깨지면서 이른 무더위로 인한 식중독에 대한 위험 경보가 울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의하면 식중독 환자의 25%가 6~7월에 발생한다. 특히 올해는 때이른 무더위 탓에 식중독 환자가 예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1~2013년) 서울 지역의 여름 시작이 2011년은 5월25일, 2012년은 5월21일, 2013년은 5월23일로 빨라지고 있다.

올해는 4월 평균기온은 13.4℃로 지난해보다 3.1℃가 높아지는 등 5월부터 30도에 육박했다.

여름 날씨가 앞당겨지면서, 식중독이 유발될 위험마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이미 전국 대부분 지역의 식중독지수가 주의(35 이상~70 미만)를 넘어서 경고(70 이상~95 미만)을 기록하고, 낮 기온이 높은 날에는 위험(95 이상) 단계에 이른 곳도 상당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 자료에는 대체로 여름 직전인 4~6월에 식중독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갑자기 높아진 기온과 습도로 인해 미처 주방의 위생적 관리에 방심한 탓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른 여름에 맞춰 가정에서는 세균 오염의 온상인 주방의 청결한 위생 관리과 점검이 시급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식중독의 25%가 주방에서 2차 오염에 의해 발생한다고 했다. 높은 기온과 습도로 세균에 노출되기 쉬운 행주와 도마 등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특히 행주의 올바른 위생적 관리가 중요하다. 행주는 싱크대에서부터 각종 식기와 조리도구, 식탁 등 주방 모든 곳에서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데다 젖은 채 장시간 방치하면 식중독균에 오염된다. 12시간 방치된 젖은 행주에는 살모넬라와 같은 식중독균이 100만 배 가까이 늘어날 정도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위생적인 행주 사용을 위해 하루 한 번 행주를 삶아 소독할 것을 권고한다. 하루 한번 100℃에서 10분 이상 삶거나 전자레인지에 8분 이상 가열해서 살균하고, 젖은 채로 사용하는 것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행주의 위생적 관리 수칙을 지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번거로움과 시간 부족이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한 리서치 회사에서 20~50대 주부 500여 명을 대상으로 행주관리 실태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는 행주 위생 관리 수칙을 지켜 매일 행주를 삶는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12%에 불과했다. 

일부 식중독균은 발열, 설사 등 가벼운 증상만 일으키는 게 아니라 다른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발행된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 다나(14)는 11세 때 살모넬라균 때문에 식중독에 걸렸는데, 그 합병증으로 류마티스관절염이 생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