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치매예방·공연로봇 등 지능로봇 상용화

2014-06-03 12:01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도 공개

치매예방 로봇인 실벗이 노인인지훈련을 수행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가 치매예방.공연로봇 등 지능로봇을 상용화했다.

KIST는 프론티어 지능로봇사업단이 2일부터 지난 10년간 개발된 지능로봇 핵심 원천기술들을 디지털 라이브러리 로보토리움(www.robotorium.re.kr)에 공개하고 모든 기술들이 통합된 실벗3와 메로S,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KIST 신기술창업회사 로보케어를 통해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사업단이 개발한 주요 로봇은 2010년 미 타임지가 세계 50대 발명품으로 선정한 영어교사 보조로봇 잉키와 2011년 핀란드, 덴마크에서 노인치매예방 로봇으로 호평을 받은 실벗, 공연로봇 메로, 휴머노이드 키보, 주방도우미 로봇 시로스가 있다.

사업단이 최종 상용화에 성공한 실벗3와 메로S는 올해 국내 주요 대학과 연구소 뿐 아니라 덴마크의 노인복지관, 인도의 초등학교 및 대학, 그리고 러시아의 국립대학 등 해외에 20대 이상 보급할 예정이다.

실벗3와 메로 시리즈는 자유로운 관절 모터의 움직임으로 사람처럼 동작하며 희노애락의 다채로운 얼굴 표정을 짓는 것이 가능하고 사람이 접근하면 잠시 동작을 멈추거나 스스로 자신의 주변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주행 중에 만나게 되는 사람을 피해가는 등 안정성을 보증한다.

360도 전방향으로 움직이는 신속 정확하면서도 저소음인 옴니휠을 탑재했다.

사용자의 얼굴과 음성대화는 물론 물체까지 인식 가능한 감지기술과 그래픽 로봇 아바타 기술, 자율대화 기술 등 30종 이상의 검증된 소프트웨어 기술들을 탑재해 사업단이 개발한 노인인지훈련, 영어교육, 특수아동 교육 등 서비스 로봇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최적화돼 있다.

SDK는 로봇에 익숙하지 않은 소프트웨어개발자라도 쉽게 키트에서 제공하는 그래픽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실제 로봇이 옆에 없어도 간단히 PC 환경에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 볼 수 있고 자신이 취한 동작을 로봇이 그대로 따라하는 모션 캡처 기술을 탑재한 로봇 모션 에디터를 통해 쉽게 로봇 동작을 자동적으로 생성할 수 있다.

미션 플래너(iRSP)의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이용하면 자유자재로 로봇의 미션 수행과정을 프로그래밍할 수도 있다.

사업단은 실벗3와 메로 시리즈,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의 국내 배포 후 개방형 개발자 커뮤니티를 위한 위키 사이트를 통해 얼굴과 물체, 음성인식, 자율대화, 실내주행 등 30종 이상의 소프트웨어 컴포넌트에 대한 사용법과 개발자용 가이드, API를 제공해 전국 각지에서 응용 개발한 결과물들을 국내 많은 로봇 개발자들과 다시 공유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 예정이다.

김문상 단장은 “융합 기술의 꽃인 로봇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에너지, 지능, 인식, 주행과 보행, 조작, 표현 등의 제반기술들이 함께 보조를 맞춰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연구진들이 사업단에서 공개하는 성과를 잘 활용해 하루빨리 미국 윌로우 가라지사의 PR2와 프랑스 알데바란사의 NAO와 같은 세계 최고의 서비스용 로봇들과 경쟁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또 “최근 구글, MS, 애플 등 거대한 다국적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로봇용 애플리케이션 분야를 우리나라가 선점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우리 고유의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서비스 로봇과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콘텐츠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KIST 신기술창업회사 로보케어를 통해 이번 달 출시되는 실벗3와 메로S는 19일부터 21일까지 롯데 부여리조트에서 열리는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KRoC2014)에서 공개 시연할 예정이다.

사업단은 산업통상자원부 프론티어 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진행해 2003년 10월부터 2013년 3월까지 10년간 한국형 지능로봇의 기술개발사업을 수행해 연간 100억원으로 총 1000억원 규모의 연구비가 투입된 지능로봇기술개발 프로젝트 그룹이다.

사업단이 최종 개발한 실벗3와 메로 시리즈,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는 지능로봇 하드웨어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이 탑재돼 있어 이러한 지능형 서비스 로봇과 개발키트가 보급되면 앞으로 국내 산업체, 연구소, 대학의 많은 로봇 공학자들이 각자 현장에서 개발한 기술들을 쉽게 로봇에 적용하고 검증할 수 있어 지능로봇기술의 표준 부재와 개발된 기술 성과들을 교류하고 협업할 수 없었던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지능로봇 산업의 가장 어려운 숙제는 수많은 기술들을 효과적으로 공유하여 기술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로봇 하드웨어 제어와 인식기술 등과 같은 표준화된 세부 핵심기술들이 활짝 개방되어 관련 연구자들이나 제3의 개발자들이 지능로봇의 전체시스템을 이해하지 않고도 개개인의 고유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문상 KIST 프론티어 지능로봇사업단 단장은 “이번에 공개하는 로보토리움은 사업단에서 개발한 성과물들을 일목요연하게 검색하고 관련 정보를 쉽게 공유하기 위해 만든 사이버 전시관으로 대규모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성과물들을 관련 연구자뿐 아니라 기업, 해당 공공기관, 일반인까지 쉽게 접근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오픈 커뮤니티가 형성되길 바란다”며 “이를 통해 자칫 사장되기 쉬운 국가 연구개발사업의 결과물들이 국내외 여러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