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수 대출도 마다않는 은행, 체면차리기 '옛말'
2014-06-02 16:19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들이 과거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외면했던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은행들은 시장통 등에서 서민이 애용했던 일수(일일상환식) 대출을 취급하는가 하면 캐피탈업계의 전유물이었던 자동차담보대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대출 원리금을 하루하루씩 갚는 '매일매일 부자대출'로 영세 자영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2012년 하반기 출시된 이 상품은 지난달 말까지 7747건, 3735억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최근 1년간 두배 가량 판매액이 증가했다.
일수는 매일 원리금을 조금씩 상환받는 원시적인 사채 상품이지만 외환은행에서는 일일상환대출형 상품으로 내놓아 금리를 낮추고 상환 조건을 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일수대출은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어느새 경쟁력있는 상품으로 떠올랐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제2금융권보다 싸게 대출받을 수 있고, 은행은 매일 대출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신용대출보다 연체율이 낮아 부담이 적은 것도 특징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매일매일 부자대출의 경우 타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연체율 대비 약 70~80% 수준"이라고 말했다.
과거 캐피탈 업체들의 전유물이었던 자동차 할부업계 시장도 은행들이 눈독 들이는 분야다. 은행 중에서는 가장 먼저 자동차 할부금융에 진출한 신한은행이 지난달 기준 1조3571억원 규모의 실적을 냈다. 판매 좌수는 8만3976좌이다.
자동차 할부금융은 은행이 신용등급제한(5등급)을 두긴 했지만 여전히 캐피탈사보다 평균 3~4% 포인트 정도 이자가 싸다. 이 때문에 신용 등급이 중간 이상인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싸면서도 1금융권인 은행을 선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