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지의 리얼괴담] 애프터스쿨 레이나, 사과의 탈을 쓴 변명

2014-05-29 13:49
뿔난 팬심… "이래도 돌아서지는 않을거죠?"

애프터스쿨 태도 논란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한국과 튀니지의 브라질월드컵 평가전이 있었던 28일 오후, 애프터스쿨이 실시간 검색어에 링크됐다. 10위 언저리에 머물러 있더니 단숨에 1위를 꿰찼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사는 걸그룹이 팬들을 기만하고 농락했단다. 기가 찰 노릇이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이렇다. MBC '아이돌 풋살 월드컵 대회'(이하 '아풋대') 녹화가 진행됐던 지난 26일 오후, 애프터스쿨 팬들은 서울 강서구 KBS 스포츠월드(구 88체육관)로 집결했다. 소속사의 요구에 따라 현수막을 준비했지만 무슨 연유에서인지 멤버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고, 소속사의 안일한 태도에 뿔난 팬들은 급기야 팬카페를 폐쇄하고 집단 보이콧에 나섰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을까. 레이나는 다음날 새벽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장문의 메시지를 남겼다.

"아마 조금 이따가 지울 것 같아요. 읽을 사람들만 읽으면 될 것 같아서…"로 시작하는 글에는 "활동할 때도 매일 와주는 팬들에게 고마워서 뭐라도 해주자, 먹을 거라도 사주자, 팬 담당 관계자한테 매주 이야기 했는데도 잘 안돼서 화도 많이 났어요. 그냥 내가 산다고 했었는데 그마저도 못 해줘서 많이 미안했어요"라는 사과의 내용이 담겨있다.

또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면 당연히 실망할 수도 있고. 미안합니다. 내가 모자라서 나를 위해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것 같아요. 어제일 하나만으로 돌아서는 건 아닐 거라 믿어요"라며 "다시 한 번 많이 생각하고 앞으로도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애프터스쿨 태도 논란 [사진=아주경제DB, 온라인 커뮤니티]
 

장문의 글이 한 번에 써지지 않는 트위터의 특성상 8번에 나눠서 게시된 해당 글은 금세 삭제됐다. 캡처된 사진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있을 뿐이다.

레이나의 사과와 해명이 그다지 탐탁지 않은 이유는 책임을 회피하고 변명하기에 급급한 태도 때문이다. 팬들과 소통하지 못한 이유를 팬 담당 관계자에게 떠넘겼고, 5년 넘게 자신을 지켜준 팬들이 고작 이까짓 일 때문에 떠나면 안 된다는 무언의 애정 강요까지 안겼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논란의 원인을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사과의 탈을 쓴 변명만 내미는 레이나에게 팬들의 실망은 배가 됐다. 

소속사 플레디스 측은 팬카페를 통해 "당일의 상황이 어찌 되었든 간에 멤버들과 팬들의 입장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희의 잘못"이라며 "지속적으로 현실적 대응 방안 마련하고 팬들과 원활히 소통하는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한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녹화에는 레이나, 나나, 리지, 가은, 이영만 참석했다. 개인적 스케줄로 참석하지 않았던 리더 정아와 주연, 유이가 있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까. 언니들의 노련함이 있었더라면 적어도 팬들과 마주하는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을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