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월트 디즈니' 마우리 시우지 소우자 "불행이 뭐죠?"

2014-05-28 17:19
롯데갤러리서 2014브라질 월드컵 기념전..브라질 국민캐릭터 '모니카' 첫 한국전

 

자신의 딸 모니카를 캐릭터화해 브라질 만화의 거장이 된 마우리 시우 지 소우자가 모니카의 토끼인형을 들고 즐거워하는 사진이 롯데갤러리입구 엘리베이터문 옆에 부착되어 있다. 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만화는 모든 세계와 통할수 있어요. 저는 밝은 미래와 긍정적인 것들을 계속 보여주며 역사를 얘기해주는 사람입니다."

'남미의 월트 디즈니'로 불리는 브라질의 만화 거장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79)는 낄낄거리게 만드는 그의 만화처럼 '해피 바이러스'로 통한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12층 롯데갤러리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기념해 마련한 특별전때문에 한국을 찾은 그는 팔팔했다. "한국에 오자 마자 창경궁과 덕수궁을 가봤는데 너무 아름답더라. 그동안 한국을 너무 몰랐다"며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28일 롯데갤러리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시차때문에 인터뷰중 하품을 하기도 했지만 미소를 잃지 않았다.

"유년시절 자연속에서 지내며 너무 행복했다. 언제든지 어려움이 닥치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했기때문에 여기까지 왔다"며 진취적인 모습을 보였다.

인생은 희로애락의 칵테일. '행복하다'늘 말을 연신 뱉는 그에게 "정말 행복하냐"고 물었더니 "불행이라는 것을 모른다고 답하겠다"면 활짝 웃었다.
 
그의 삶도 순풍에 돛단 것처럼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삶은 해결하기위해 있다"면서 고민과 번뇌에 쌓일때 자신이 하는 방법을 넌즈시 조언했다. "폭풍이 칠때 가운데서 가만히 중심을 잡아라. 나는 그렇게 살아왔다".
 
'브라질 만화거장'이라지만 아직 한국에선 낯선 인물. 하지만 '골목대장 모니카' 만화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도 알려져있다. 소년한국일보가 이 만화를 2005년부터 연재했고, 대교 어린이 TV가 2005~2006년 애니메이션으로 방영했다.
 
브라질 만화거장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가 작품설명을 하며 웃고 있다. 사진=박현주기자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가 뜬 건 그의 큰 딸 '모니카' 때문이다. 신문기자 생활을 접고 1963년 세상에 내놓은 '모니카'는 브라질 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모니카'는 장난꾸러기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면 토끼 인형 '삼손'을 휘둘러 척척 문제를 해결하는 골목대장 캐릭터다.

이 만화는 브라질을 변화시켰다. 당시 문맹률이 높던 브라질은 '골목대장 모니카'를 통해 알파벳을 깨우쳤고, 브라질 만화의 위상을 높였다.

신문연재만화에서 출발했지만 13개 언어로 번역돼 40개국에 수출됐다. 상파울루에 '모니카파크'라는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테마파크가 생겨 '골목대장 모니카'가 등장하는 연극과 뮤지컬 등을 열 정도다.

'브라질 국민 만화'로 등극한 그의 '모니카 만화'들은 당시에 만화시장을 점령한 '미국 월트 디즈니'도 기죽게 했다. '가족을 중시하는 라틴의 색채가 반영된 작품'을 선보인 결과 90%에 달하던 남미의 월트 디즈니 점유율은 30%로 급감했다고 한다.

그는 "만화는 그림보다 메시지가 중요하다"면서 자신의 만화는 교육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했다."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삶을 긍정하는 기쁨을 줘야 한다는 게 내 철학이다."

그는 정치색을 배제하고, "아이는 아이답게 자라야 한다"는 그의 소신에 따라 아이들이 알아야 할 사회적 규범과 예의 등을 만화에 풀어내고 있다.

3번의 결혼에 10남매를 낳아 같이 살고 있다. 그는 "자식 10명을 50년간 키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린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며 "아이들과 생활을 많이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옷이며 문화를 느끼면서 지치지않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팔순의 그는 "아직도 돈을 더 많이 벌고 싶다"며 열정을 보였다. "앞으로 10년 프로젝트도 세웠어요.가장 큰 꿈은 ​프로덕션을 통해 그림을 가르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며 작가들을 지원하는 일을 계속 하고 싶어요."

마우리시우는 남미 최대 규모이자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도 운영하고 있다. 프로덕션은 직원 300명 중 만화가만 200명. 그의 캐릭터를 판매업체만 3만곳에 달한다고 한다.
 

모니카 리자(Monica Lisa)_ 50x40cm, 캔버스에 아크릴, 1989.

 

반고흐의 탕기영감을 패러디한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의 처크빌리의 초상 


이번 전시에서는 브라질 국민캐릭터 '모니카' 의 모든 것을 볼수 있다. 초판 만화책 등 '모니카'에 대한 각종 자료와 '모나리자'등 명화를 '모니카'로 패러디한 작품을 선보인다. '모나리자'등 전세계 명화를 사진의 만화 캐릭터로 재해석한 12점과 조각품을 가지고 왔다. 브라질에서 연 '명화 시리즈'전은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화제의 전시로 기록되어 있다.

월드컵 기념전이니 만큼 국내 축구선수들의 캐릭터도 특별제작했다. 이영표, 김남일, 유상철, 김신욱, 김영권 등 한국 축구 선수 5명의 캐리커처다. 전시는 6월 22일까지 열린다. 롯데갤러리 입구에는 모니카로 만든 시계 핸드폰케이스등 각종 아트상품을 판매한다. (02)726-4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