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그동안 연간 250명의 외국인에게만 영주권을 부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세계화싱크탱크가 최근 발표한 세계이민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04년에 영주권제도를 시행한 이래 2011년까지 모두 4700명의 외국인에게만 영주권(그린카드)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잡지 법치주말이 28일 전했다. 이는 1년에 평균 248명에게만 영주권을 허용한 셈이다. 미국이 1년에 100만장 가량의 영주권을 승인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 이 밖에도 보고서는 중국의 비자제도 역시 까다로운 편이어서 수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2010년 기준으로 1~5년짜리 자체갱신이 가능한 비자를 보유한 중국거주 외국인의 수는 68만명으로, 10년동안 35% 증가했다. 중국에 장기적으로 거주하려는 외국인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발전가능성이 아직 크기에 이 곳에서 기회를 잡으려는 외국인들이 많으며, 선진국의 퇴직자들 역시 중국에서는 고연봉의 직업을 구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외국유학길을 나섰던 중국인들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숫자가 늘고 있다. 10년전만 하더라도 해외유학을 떠난 중국인들은 대부분 그 곳에서 직장을 잡았었다. 하지만 2011년에 귀국한 유학생들은 사상처음으로 당해년도 유학생수의 50%를 넘어섰다.

이같은 추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비자정책은 외국인들에게 까다롭게 되어 있다. 우선 외국인 장기체류비자 발급의 조건으로 대학이상 학력을 요구하거나 2년이상의 근무경력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매년 비자를 갱신해야 하며, 갱신과정에서 20영업일동안 여권을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맡겨야 한다. 때문에 비자갱신하는 1개월 동안에는 출입국이 번거로울 수 밖에 없다. 

이에 더해 영주권을 받기란 더욱 힘들다. 2004년에 반포된 '외국인영주권심사관리방안'에 따르면 영주권을 부여하는 기본조건은 중국인과 혼인한 지 5년이 지났으며 중국에 5년이상 거류하고 있으며, 매년 중국에서 최소 9개월이상을 거주하고, 안정된 생활보장과 주거지가 있는 자로 한하고 있다. 

중국사회에 공헌을 한 외국인 역시 심사를 거쳐 영주권을 부여한다. 중국에 직접투자 혹은 3년 연속 일정한 투자와 함께 납세 기록을 갖춘 외국인의 경우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발표한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에 포함된 산업 또는 중국 서부지역과 국가 빈곡개발사업 중점 지역에 50만 달러 이상 ▲중국 중부 지역에 100만 달러 이상 ▲중국 투자 누적액이 200만 달러 이상 등의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키면 그린카드 취드깅 가능하다.

또한 중국에서 기업 부총경리, 부공장장 또는 학교·연구기관 부교수, 부연구원 등에 4년 이상 재직하고 재직기간 3년 이상 납세 기록이 있으면 신청할 수 있다. 중국에 중대한 공헌을 한 외국인이나 정부 차원에서 필요할 경우 그린카드를 발급하며 카드를 발급받은 외국인의 배우자와 18세 미만 자녀에게도 혜택이 적용된다. 이같은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중국에서 영주권을 받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싱크탱크의 왕후이웨(王辉耀) 주임은 "중국에 자체갱신가능 장기비자를 가지고 있는 외국인수는 현재 80만명을 넘어섰지만, 이민을 간 중국인들은 1000만명에 달한다"며 "이민적자현상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매체는 한 외국인의 입을 빌어 "매년 비자갱신작업을 할 때면 중국이 외국인들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는다"는 반응도 함께 전했다.

중국의 외국인 비자정책이 까다로운 이유로는 몇가지가 꼽힌다. 우선 외국으로 이민가는 중국인들은 고급의 교육을 받거나 부호들이 대다수지만 중국으로 이민을 원하는 외국인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 실제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1997년 이후 2012년까지 홍콩에서 중국국적을 취득한 1만2000명 중 대부분이 파키스탄, 인도, 베트남, 필리핀 사람이었다. 또한 중국내 불법체류자가 많고 관리가 힘들다는 기술적인 한계도 이민개방을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왕후이웨 주임은 "선진국으로부터 이민이 많아지면 그들의 기술과 자본이 유입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가지며, 이들의 유입은 중국내 고급인력의 유출을 상쇄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미국 역시 개발도상국에서의 이민이 많지만 그만큼 고급인재들의 유입도 많다"고 말해 중국의 외국인재에 대한 문호개방 필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