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 TV홈쇼핑 A사는 납품업체 B사와의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리베이트 거래를 해오다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A사 홈쇼핑 구매담당자인 C씨가 황금시간대에 제품을 배정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겼기 때문이다. 홈쇼핑 구매담당자는 뒷돈 거래를 숨기기 위해 중계수수료명목으로 꾸민 뒤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26일 정치권 및 미래창조과학부·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부처에 따르면 홈쇼핑들이 납품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청탁을 들어준 사실이 조사결과 속속 드러나면서 각각 후속조치에 나서고 있다.

홈쇼핑 업계의 이른바 ‘갑의 횡포’는 ARS할인·사은품제공·무이자할부 등 판매촉진행사 부당 비용 청구, 인테리어비용 전가를 넘어 뒷돈 비리로 전이되는 양상이다.

이제껏 드러난 TV홈쇼핑업체의 비리 구조는 홈쇼핑MD가 벤더로부터 소개받은 납품업체에 뒷돈을 챙기고 내부 직급별로 윗선에 상납하는 식이다. 최근 검찰에 대거 구속된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직원들이 대표적인 경우다. 산수유를 황금시간대에 판매하기 위해 3년여간 수천만원을 NS홈쇼핑의 구매담당자에게 건 낸 특정 건강보조식품 제조업체의 경우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검찰은 중계수수료 명목의 뒷돈들이 홈쇼핑 대표이사들에게도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혼탁한 시장으로 변질된 홈쇼핑 업계의 부조리에 대해 공정위도 칼날을 겨누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수차례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홈쇼핑 업계를 향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여부를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공정위는 지난 23일 홈쇼핑 업체와 거래하는 납품업체에 조사인력을 파견해 실태 파악을 실시하는 등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를 두고 홈쇼핑 업계를 조사 중이다.

공정위 측은 납품업체들과 홈쇼핑업체 간 리베이트 여부를 파악한 후 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중 제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이 지난 15일 홈쇼핑 납품비리 근절 위한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이와 관련한 강력한 제재조치가 이어질지도 관심거리다.

더군다나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납품비리 온상으로 지목된 홈쇼핑에 대해 채널 재승인 취소 등도 언급해 홈쇼핑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노대래 공정위원장이 홈쇼핑사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엄단을 예고한 바 있다”며 “납품업체와 홈쇼핑 간 리베이트 관행을 파악하겠지만 만약 불공정행위가 확인되면 위원회에 상정해 과징금과 검찰 고발 등을 정하는 등 후속 조치가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