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 극우정당 돌풍… 유럽통합에 '찬물'
2014-05-26 11:30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제8대 유럽의회 선거 투표율이 처음으로 상승한 가운데 극우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크게 늘었다. 유럽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유럽통합(EU)의 신뢰도 깨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극우정당의 약진으로 유럽통합 정책에 차질을 빚어낼 것으로 전망됐다.
◆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EPP 제1당
25일(현지시간) 마친 유럽의회 선거에서 최대정파인 중도우파 유럽국민당그룹(EPP)이 제1당을 유지했다. 조사전문기관 TNS가 각국별 출구조사 결과를 집계한 결과 EPP가 전체 751석 중 212석을 차지할 것으로 집계됐다. EPP는 제1당을 유지했고 중도좌파 사회당그룹(PES)은 185석을 차지 제2 정파를 유지했다.
이로써 유럽국민당의 장-클로드 융커 대표 후보가 EU 집행위원장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2009년 리스본 조약에서 유럽의회 선거 결과가 집행위원장 선출에 고려할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대 정파 대표가 집행위원장직에 돌악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번 선거에선 투표율이 사상 처음으로 늘어났다. 지난 2009년에 선거 투표율이 43%였으나 이번에는 43.11%로 소폭 늘어난 것. 그동안 연이어 투표율이 하락했던 것과 달리 오른 점이 선거 결과가 EU집행위원장 선출을 연계되면서 유권자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선거에선 극우정당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선 극우정당이 높은 지지율로 제1당으로 올라섰다. 프랑스의 극우정당인 국민전선(NF)는 25%의 지지율로 제1정당이 될 전망이다. 국민전선의 1972년 창당 이후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야당인 대중운동연합이 20~21%, 집권 사회당은 14~15%에 머물렀다. 마린 르펜 국민전선은 "선거가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사회당이 국민에게서 거부당했으니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고 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소속당 사회당은 경기악화로 인해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영국에서도 반 유럽연합(EU) 정책을 표방한 독립당이 제1정당으로 오를 전망이다. 영국 유럽의회 선거 개표결과 독립당이 29%의득표율을 차지해 최다의석을 확보할 전망이다. 노동당은 득표율 24%, 집권 보수당은 2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이 아닌 제3의 정당이 1위에 오른 건 108년 만이다. 지난 1906년 자유당이 승리한 이후 처음이다.
독일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기독교민주당(CDU)과 기독교사회당(CSU)이 36%를 차지했으나 유로화 반대를 외친 독일을 위한 대안(AfD)가 6.5%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동유럽에서도 이민자 반대 및 EU 탈퇴를 외친 정당들이 높은 득표율을 받았다. 폴란드에서 여당인 시민 강령이 32.8%를 차지했으나 보수 야당인 법과 정의가 31%를 차지했다. 헝가리에선 요비크가 15% 득표율로 2위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수화 경향이 각국 정부와 EU 통합 정책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U 통합을 주도했던 프랑스에서 극우정당이 제1당이 된 건 이례적이라는 시선이다. 프랑스 내 극우 의석이 늘면서 앞으로 EU 통합 정책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은행연합 등 통합 경제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U는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통합 금융감독 체제 및 부실은행 정리를 추진하고 있다. 이민정책에 대한 파장도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지지율이 크게 늘어난 극우정당들은 이민 규제와 외국인 배척 등을 대대적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도우파가 주류지만 극우세력이 커진만큼 EU 정치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