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화합 위한 성지순례에 방문국들은 불만

2014-05-23 14:47

사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제공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24일(현지시간)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성지순례에 나서지만 방문국들은 오히려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교황은 이번 성지순례를 위해 요르단,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을 방문한다. 이 나라들은 영토와 종교로 오랜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에 따라 교황은 일정의 많은 부분을 직접 짤 만큼 정치적으로 균형잡힌 모습을 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는 “방문국들은 ‘교황의 다른 나라 일정이 자국민의 심기를 불편케 한다’며 역설적으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성지순례에서 제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일정은 25일 있을 교황의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베들레헴 방문이다. 교황이 경유지가 아닌 목적지로 이곳을 찾는 것은 처음이다.

교황은 첫 방문지인 요르단에서 이곳까지 이스라엘을 경유하는 차로가 아닌 헬기로 곧바로 이동한다.

팔레스타인 측은 교황이 베들레헴을 방문하면 지난해 유엔 총회가 인정한 '국가'로서의 지위를 국제사회에 재확인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날 교황이 팔레스타인 난민촌 아이 등과 점심을 먹는 것도 이스라엘로선 불만이다.

팔레스타인 역시 오는 26일 교황이 역대 교황들 중 최초로 시오니즘의 창시자로 유대 국가 건설을 주창한 시어도어 헤르츨의 무덤에 헌화할 예정인 것에 대해 “구역질 난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건국돼 살던 땅을 빼앗겨 교황의 참배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첫 방문지인 요르단 역시 요르단 왕궁이 교황을 24일 만찬에 초청했는데 교황이 이를 거부하고 기내식을 선택한 것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교황청 측은 “이번 방문은 순수히 종교적인 목적”이라며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