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공세로 돌아선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승부수’ 던졌다

2014-05-22 15:16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2분기를 목표로 실적 반등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주요 제품인 ‘리니지’, ‘리니지2’ 등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매출 극대화에 나서는 것은 물론 ‘길드워2’와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의 중국 및 일본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며 대대적인 총공세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업데이트 및 해외 서비스 시점이 모두 5월에서 6월 사이에 집중돼 2분기 실적이 엔씨소프트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엔씨소프트의 주요 라인업들이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신작 출시 시기까지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간다면 생각보다 빠르게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분한 실적 논란, 반등 필요성에는 ‘공감’

엔씨소프트는 지난 1분기에 매출 1781억원, 영업이익 455억원, 당기순이익 3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대비해 각각 4%, 20%, 30% 감소한 수치로 전분기와 대비해서는 각각 15%, 22%, 20% 줄어든 성적이다.

지역별로는 국내 시장이 매출이 944억원을 기록했고 북미 234억원, 일본 83억원, 유럽 52억원, 대만 2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로열티 매출은 전분기 대비 38% 증가한 466억원을 기록했다.

게임별로는 ‘리니지’가 410억원으로 제품 매출 1위를 유지했다. ‘길드워2’ 251억원, ‘아이온’ 222억원, ‘블소’ 192억원, ‘리니지2’ 116억원 순이었으며 기타 캐주얼 게임은 14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게임별 매출에 로열티는 포함되지 않았다.
 

[2014년 1분기 엔씨소프트 실적 요약]


엔씨소프트의 1분기 실적에 대해 업계에서는 ‘선방’에서 ‘기대 이하’를 오가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실적 반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부분에는 의견을 같이한다. 

주목할 점은 전분기 대비 15% 감소한 분기 매출의 대부분이 ‘리니지’의 하락에서 비롯됐다는 부분이다.

엔씨소프트의 1분기 매출은 전분기에 비해 약 318억원 정도 떨어졌는데 이는 전분기 747억원에서 1분기 410억원으로 337억원이나 급락한 ‘리니지’의 매출 부진에서 비롯된 결과다. 서비스 15주년을 맞이한 ‘리니지’가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엔씨소프트의 설명처럼 아이템 매출 감소로 인한 일시적인 약세로 풀이할수도 있어 의견이 분분하다.

◆모든 제품군 아우르는 대대적인 ‘총공세’ 선언

1분기 실적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뒤로 하더라도, 실적 반등의 필요성만큼은 엔씨소프트 내부에서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2분기를 기점으로 국내외 시장을 아우르는 대대적인 승부수를 던진 모습이다. ‘리니지’와 ‘리니지2’, ‘아이온’과 ‘블소’는 물론 ‘길드워2’를 포함한 자사의 모든 제품이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로 총공세라는 표현에 무리가 없는 공격적인 전략이다.

우선 ‘리니지2’가 오는 5월 28일 ‘클래식 서버’를 공개한다. ‘리니지2’의 전성기인 2004년 당시의 게임 환경과 시스템을 복원한 독립 서버인 ‘클래식 서버’는 지금은 게임을 떠난 이른바 ‘휴면 유저’의 복귀를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이다. ‘클래식 서버’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라이브 서버’와 별도로 운영되기 때문에 신‧구 고객들의 조화를 노려볼 수 있다.
 

[오는 5월 28일 공개될 리니지2 클래식 서버 대표 일러스트]


‘리니지’ 역시 6월 11일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높은 고객 충성도와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를 확보한 ‘리니지’는 콘텐츠 추가로 급락한 매출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입장이다.

외부 요인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리니지’의 특성상 즐길거리 추가가 곧바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전분기 대비 소폭 상승한 222억원의 매출을 올린 ‘아이온’도 오는 28일 업데이트를 통해 콘텐츠 보강에 나선다.

해외 시장에서는 ‘길드워2’, ‘블소’의 ‘쌍끌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우선 ‘길드워2’가 지난 15일 중국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지 파트너사인 콩종(공중망)을 통해 서비스되는 ‘길드워2’는 이미 50만장 이상이 사전주문을 통해 판매됐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길드워2’는 선출시된 북미와 유럽에서 350만장을 판매할 정도로 완성도와 재미를 검증받은바 있어 중국 성적에도 기대감이 높다.

‘블소’는 일본 시장을 정조준했다. 지난 20일 자사의 일본 법인인 엔씨 재팬을 통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블소’는 월정액 3000엔으로 이용 가능하다. 지난 1분기 약 300억원 수준의 로열티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시장만큼의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지만 추가 매출 발생과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중요한 포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택진 대표의 승부수는 ‘맞춤형 전략’

주요 제품 전체를 아우르는 대대적인 업데이트와 해외 서비스 확대를 예고하며 엔씨소프트의 2014년 2분기는 자사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변곡점으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아직 엔씨소프트의 차세대 성장 원동력이 될 신작 게임의 등장 시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총공세가 가지는 의미는 더욱 크다.

일단 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각 제품에 특징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리니지2’의 경우 한계에 다다른 신규 유저 확보의 빈자리를 ‘올드 유저’를 통해 채우려는 ‘과거와 미래의 공존’을 추구하고 있으며 ‘리니지’는 콘텐츠 확장으로 아이템 매출의 정상화를 노린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길드워2’의 중국 서비스와 ‘블소’의 일본 서비스 역시 각각 북미‧유럽과 중국에서 이미 해외 서비스 노하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 확보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조직 개편과 실적 논란을 극복할 내부 분위기 조성에도 어느 정도 성공한 모습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자사가 운영하는 야구단인 NC 다이노스의 약진을 계기삼아 대대적인 대외 홍보 및 브랜드 이미지 고취와 사내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실장급 회의를 적극적으로 주도하며 총공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김택진 대표가 굳건히 서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 전문가는 “엔씨소프트의 강점은 핵심 제품들이 확실한 지지층과 풍성한 콘텐츠를 보유, 전략에 따라 매출 극대화가 가능하다는 부분”이라며 “국내 시장 재공략과 신규 해외 시장 개척 등의 성과가 신작 출시 시점까지만 안정적으로 이어진다면 생각보다 가파른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