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허점 드러낸 검찰 "유병언과 장남 대균 씨 놓쳤나"
2014-05-21 08:55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던 대균 씨에 이어 금수원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했던 유 전회장 마저 놓친 것이다.
지난 20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본산 금수원에 은신해 있던 유 전 회장이 지난 17일을 전후해 서울 신도 집 등 다른 곳으로 달아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유 전 회장을 사실상 놓쳤다고 본 것이다. 앞서 검찰은 유 전 회장이 검찰 소환에 불응하자 지난 16일 금수원 주변에 특별검거팀 소속 검찰 수사관 30여명과 함께 경찰력을 대거 투입해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주말 대규모 예배가 열리는 금수원에서 유 전 회장이 신도 차량을 이용해 빠져나갈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였다.
지난 19일에는 금수원에서 가까운 '비밀별장'에 유 전 회장이 은신해 있다는 첩보를 입수, 현장을 덮쳤지만 유 전 회장을 볼 순 없었다.
세월호 사고 이후 금수원에 은신한 유 전 회장이 비밀별장으로 자리를 옮겨 며칠 머물다가 지난 17일을 전후해 다시 서울 신도 집 등으로 달아났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꼭 서울로 한정하는 건 아니지만 (금수원에서) 빠져나온 건 맞다"고 말해 유씨의 은닉장소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대균 씨도 검찰에 소환에 불응한 지 무려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검찰은 대균 씨의 행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밀항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주요항구가 위치한 곳을 중심으로 밀항 루트를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
유 전 회장 부자가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대포폰 수십여개를 찾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용 흔적이 사라져버려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유 전 회장의 별장에서도 지난달 말까지 유 전 회장 일가의 대포폰 통화내역이 잡혔다가 신호가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전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고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인천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검찰은 계열사 대표 등을 잇따라 구속하며 한동안 수사가 매끄럽게 진행되는 듯 보였으나 정작 유 전 회장 일가의 소재 파악에 실패하며 수사 목적을 제대로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