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계엄령 선포] 태국군 "쿠데타가 아니다"
2014-05-20 15:23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태국 육군은 20일 오전 6시반에 태국 전역에 대해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발표했다. 태국은 작년 가을부터 정부 지지파와 반정부 세력 간에 대규모 시위가 계속돼 계엄령 하에서 태국군이 정부와 경찰을 대신해 치안유지의 전권을 갖게 됐으며 태국군은 “쿠데타가 아니다”고 강조하고 있다.
태국에서 계엄령이 선포된 것은 탁신정권을 붕괴시킨 2006년 이후 8년만이다.
계엄령은 오전 3시부터 적용돼 기한은 미정이다. 군 최고권력자인 프라윳 육군 참모총장은 “방콕 뿐 아니라 태국 전체에 치안 악화 우려가 퍼져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한다”고 TV를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계엄령 선포에 따라 태국군은 시위 진압을 위한 무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또 군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공공장소의 집회 금지, 이동 제한, 출판·방송의 검열, 정지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게 되고, 최대 7일간의 체포, 구속도 가능해진다. 야간 외출 금지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도 있지만 아직 발령은 되지 않았다.
태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군은 주요 방송국과 위성 통신업체 타이콤 등에 수백명 규모의 군을 파견한 상태다. 또 탁신파의 반독재민주통일전선(UDD)의 집회장소인 방콕 서부 근교와 반정부 시위대의 집회장소인 방콕 구 시가지에도 군이 파견됐다.
그러나 아직 시민들의 일상 생활에는 영향이 없어 증권거래소 등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태국은 반탁신파와 탁신파가 시위를 계속해왔으며 수도 방콕에서는 반탁신파의 대규모 집회가 시작된 작년 10월 이후 폭발과 총격으로 인해 25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태국에서 계엄령이 선포된데 대해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모든 관계자는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민주주의 원칙을 존중하도록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태국 육군이 "쿠데타가 아니다"라고 언급한데 대해 국무부는 "이해한다"고 지적했다.
사키 대변인은 태국에서 육군이 일시적으로 폭동을 방지하는데 기대를 표하면서도 "민주주의 원칙을 준수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모든 관계자는 입장차를 극복해 대화로 해결을 모색해야한다"고 호소했다. 태국 국민의 의사를 표시하기 위한 선거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20일 계엄령 선포로 태국 바츠는 아침에 한때 1달러당 32.65 바트까지 내려갔으며 5월13일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