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폰 리스크 벗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신규투자 가속

2014-05-18 08:50
중국 전자재료 생산거점 구축, 드롭샤프트 국내 도입 등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사업장 전경.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난 5년간 미국 화학기업 듀폰사와 벌여온 1조원대 소송 리스크를 해소하며 신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근 미국 화학기업 듀폰과의 1조원대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항소 법원은 지난달 3일(현지시간) 이전 재판부가 피고 측 증거를 잘못 배제했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지난 2011년 1심 재판부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듀폰의 아라미드 기술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9억1990만 달러에 이르는 배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번 항소심 승소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장기 소송전으로 인한 경영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하며 1분기 실적 호조를 나타냈다.

위축됐던 신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달 중국 전자재료 생산거점을 구축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를 위해 중국 혜주 대아만 경제기술개발구와 투자협력을 논의하고 추가설비에 관한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중국 혜주 대아만 경제기술개발구는 중국 내 대규모 석유화학플랜트 단지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10월 1차 완공을 마쳤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현재 PCB(인쇄회로기판) 제조의 핵심 소재인 DFR(감광성 필름)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LCD와 OLED 등 디스플레이 패널에 적용될 전자재료 생산라인도 올 6월 완공할 예정이다.

지난 14일에는 다량의 하수 유입에도 배수 처리를 원활히 하고 파이프 손상을 최소화하는 신기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일본 세끼스이화학공업의 독점 기술인 드롭샤프트(Drop Shaft) 국내 도입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드롭샤프트란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관 안에 나선 형태로 위치한 섬유 강화플라스틱 구조물이다. 빗물 터널 유입부나 하수관거 내 낙차가 큰 구간, 급경사지 등 수직구간에 사용되는 드롭샤프트는 하수 낙차 시 공기압력에 의해 맨홀 뚜껑이 날아가 흩어지는 현상과 파손, 소음 등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영업이익도 커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분기 영업이익 499억93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3.53% 증가한 1조3130억1700만원, 당기순이익은 81.08% 늘어난 342억7400만원으로 집계됐다.

회사 관계자는 "화학군의 주력사업인 석유수지 3만톤 규모의 증설분이 하반기부터 본격 반영되면서 실적 확대에 기여할 예정"이라며 "해외법인을 포함한 산업자재군의 회복이 꾸준히 이어지고, 자동차 경기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