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TV’ 물 건너 가나? 삼성 이어 소니·파나소닉도 중단

2014-05-14 15:23
홀로 투자 LG디스플레이·LG전자의 향방 주목

모델들이 삼성전자 커브드 O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세계 최대 텔레비전 업체인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TV업체들이 속속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서 손을 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OLED TV를 밀고 나가려고 하고 있지만 경쟁 구도를 통한 시장 확대라는 승수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나홀로 분전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상태라 시장 확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파나소닉은 당초 2015년으로 정했던 OLED디스플레이 양산시기를 2016년 이후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소니도 OLED TV의 상품화를 위한 개발을 당분간 동결키로 하고 대신 현재 세계 1위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고화질 4K LCD TV에 집중키로 했다.

두 회사는 삼성전자의 OLED TV 투자 보류 발표 직후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충남 탕정 공장에 소규모 TV용 OLED 패널 생산 라인을 만든 후 2013년 6월 OLED TV를 선보이고 한국과 미국시장에 투입했지만 판매는 부진했다. 원인은 가격이었다. TV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OLED 패널 생산 효율을 개선하는 데 애로를 겪으며 예정대로 가격 인하를 실현하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북미시장 등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는 LG전자의 55형 OLED TV 가격은 약 6000달러(약 616만원)로 같은 화면 크기의 LCD TV 하이비전 기종에 비해 7배 이상, 4K LCD TV와 비교해도 2배 높다.

OLED TV는 현재의 제조기술로는 대형화가 어려워 TV용 패널로 생산할 경우 제품 수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반면, 4K TV용 LCD 패널은 풀 하이비전 패널에 가까운 가격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해 OLED패널 제조비는 LCD 패널의 3배 이상으로 벌어져 OLED TV의 시장진입 장벽은 올 들어 더욱 높아졌다.

시장조사업체인 미국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013년 OLED TV의 전 세계 출하 대수는 불과 4000대로, 회사가 2012년 봄에 밝힌 예측치 25만 대의 1.6% 정도에 그쳤다. NPD 디스플레이서치는 “LCD TV의 고화질화와 가격 하락이 진행돼 OLED TV의 장점이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연초부터 OLED TV패널 투자 보류를 예감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은 올해 초 CES 현장에서 “OLED TV가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조금 더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3~5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고,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도 지난 2월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LCD가 싸고, 크게 잘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OLED TV 패널에 대한 시장 요구가 적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업계 유일하게 OLED TV용 신규 증착라인(M2) 투자를 단행한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를 비롯해 스카이워스, 콩카, 창훙 등 중국 고객사를 끌어들여 OLED TV ‘붐업’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OLED TV의 기술적 한계와 가격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하는 데다가, TV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메이저인 LCD TV에 비해 마이너인 OLED TV의 장점을 어떻게 부각시키는가가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