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세월호 충격, 서민형 자영업자에 집중"

2014-05-11 11:01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세월호 침몰로 인해 전 국민적 애도 분위기 속에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경제적 고통이 서민형 자영업자에 집중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내수경기 둔화가 심화되는 '내수 디플레이션'이 우려돼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내수 디플레이션 우려된다 - 세월호 충격이 서민형 자영업자에 집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 이후 레저업의 신용카드 승인액이 세월호 사건 이전(4월 1~15일)에는 12.9% 증가하였으나, 사건 이후(4월 16~30일)에는 -3.6%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요식업 부문에서도 같은 기간 12.7%에서 7.3%로 증가세가 둔화됐고, 여객선 운송업은 41.8%에서 -29.9%로 급감했다.

보고서는 "요식업 등 서민형 자영업자에게 경제적 고통이 집중되고 있다"며 "내수경기 둔화가 더욱 심화되는 ‘내수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대두된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특히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둔화되는 가운데 세월호 충격이 겹치면서 올해 2분기에 경기회복이 일시적으로 후퇴하는 '소프트패치(경기 회복 국면에서 본격적인 후퇴는 아니지만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가 불가피하다"며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민간소비와 투자의 동반침체로 경기 회복세가 꺾이는 '내수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취업자수는 38만6000명, 올해 1분기에 72만9000명을 기록했으나 실질소득증가율은 지난해 1~4분기에 각각 0.1%, 1.3%, 1.5%, 0.7%에 불과했다.
 

세월호 충격과 민간소비 전망 [자료 = 한국은행;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는 세월호 충격이 3개월간 지속될 경우, 2014년에 민간소비 증가율은 0.3%p, GDP 증가율은 0.1%p 하락하고, 일자리는 7.3만 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이 서민형 자영업자에게 집중되는 것을 감안, 내수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내수 침체에 따르는 민생 경제 악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중소기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을 시행하고 세월호 사고의 여파로 영업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여행과 운송, 숙박 업종에 대한 재정 및 금융 지원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특히 고소득층을 포함한 전 국민이 해외소비를 국내소비로 전환하는 국가 차원의 ‘사회부조운동’ 실시를 제안했다.
고소득층가구의 소비여력(가처분소득 - 소비지출)이 월 264만 원에 달하는 만큼 그중 10%만 추가 소비돼도 신규 일자리는 연간 16만8000명, 국내총생산(GDP)은 7조2000억 원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주택매매 활성화를 통한 내수 진작과 투자 촉진을 위한 규제완화 지속 및 안전 관련 규제 강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