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정비사업 기지개 켜는 여의도 가보니

2014-05-11 12:10
한양아파트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전경.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사업성 검토 결과 재건축에 비해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더 수익률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위 관계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추진됐던 한강 르네상스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올스톱됐던 여의도 아파트 재정비 사업이 기지개를 켠다. 한양아파트가 재건축을 포기하고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나서면서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42번지에 위치한 한양아파트 입주자 대표 12명 중 8명은 최근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위를 구성하고 관련 조합 설립에 나섰다. 올해 안에 조합설립인가와 시공자 선정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주민 동의를 80% 이상 받아 사업을 원활히 진행시킨다는 구상이다.

추진위는 재건축의 경우 230%의 용적률이 적용돼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건축을 하게 되면 부지 15% 이상을 공공기여하고 임대주택도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직증축을 할 경우 12층 아파트는 2개층을 올려 14층(1층 필로티 설계를 적용할 경우 15층)으로 건축이 가능해 진다. 증축 가구 수는 최대 89가구(15%)로 일반분양을 통해 사업비로 조달할 예정이다.

이근용 추진위 대표는 "수직증축은 예상 사업비가 1850억원이지만 재건축의 경우 총사업비가 2510억원에 이른다"며 "최근 입주민들에게 안내문 등을 보내고 원하는 동 위주로 사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중개업소들은 한양아파트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이 성공할 경우 강남과 같이 지역에 따라 리모델링과 재건축이 동시에 진행되며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다. 인근 A중개업소 사장은 "일부 입주자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재건축 사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1975년 준공된 한양아파트는 588가구(전용면적 105~193㎡ ) 규모다. 시세는 149㎡(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8억5000만원 선이다. 최고점을 찍었던 2009~2010년보다 4억원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2008년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지만 협력업체와의 계약불발, 추진위원장 사퇴 등으로 사업이 답보상태인 시범아파트도 최근 사업을 재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시범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려는 일부 입주자들은 지난달 전체 주민들에게 추진위원장과 감사 재선임 등을 요구하는 주민총회 소집청구서 안내문을 발송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자 시범 아파트에서도 재건축을 재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여의도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주민마다 층고와 기부채납률 등에 대한 이해관계가 달라 재건축 사업이 정상화하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1971년 준공된 시범아파트 시세는 79㎡가 6억원 선이다. 오세훈 전 시장 당시 최고 70층으로 초고층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9억원 초반까지 올랐지만 르네상스 계획이 취소되면서 3억원 가량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