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상승률 40개국 중 1위

2014-05-06 15:55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원화가치가 4월 세계 주요 40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ㆍ내외 경기 여건이나 정부 정책을 볼 때, 이런 원화 강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화가치는 4월만 3.05% 절상돼 주요 40개국 통화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2위인 콜롬비아 통화 페소(1.80%)와 비교해도 약 2배 높은 수치다.

원ㆍ달러 환율은 4월에만 1064.7원에서 1033.22원으로 30원 넘게 내렸다. 이달 2일에도 1030.3원으로 마감, 5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원화강세를 이끄는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3월 경상흑자는 73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매년 3월 경상흑자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4월 수출은 503억2000만 달러로 월간 수출액 기준 사상 두 번째로 규모가 컸다.

경상수지와 무역수지는 각각 25개월, 2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들어 4월까지 누적 무역흑자 규모는 103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2억 달러가 늘었다"며 "무역수지 흑자 기조는 원화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 금융시장에서도 원화강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 자료를 보면, 세계 주요 투자은행(IB)을 비롯한 24개 기관이 예상한 올해 4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은 애초 1060원에서 1045원까지 하락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현재 수준인 1030원선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는 기관도 적지 않다.

미쓰비시도쿄 UFJ은행은 올해 원ㆍ달러 환율이 975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탠다드차타드(1025원)나 JP모건체이스·바클레이즈·크레디아그리콜(1020원), 웰스파코(1010원)는 1010~1020원대를 제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3개월 뒤에는 1010원까지 하락한 후, 내년 1분기에야 1070원으로 회복할 것으로 점쳤다. 

보고서는 "미국 경기 회복으로 한국 수출이 늘어나는 반면 세월호 사고로 소비가 위축돼 수입이 줄어든다면 경상수지 흑자는 더 커질 것"이라며 "원ㆍ달러 환율도 애초 예상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첫 금융통화위원회 브리핑에서 매파(물가안정 중시)적인 성향을 드러냈다"며 "이는 당분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도 오는 8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2.50%로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