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전격 소환 카드 '만지작'
2014-05-01 16:05
측근·자녀들 소환 불응 이어질 시 가능성 높아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검찰이 침몰된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비리와 관련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을 전격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최측근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유 전 회장의 자녀들과 다른 측근들이 검찰 소환에 계속해 불응할 경우에 대비해서다.
이 경우 검찰은 유 전 회장에 대해 '명예회장 책임' 조항을 적용할 방침이다. 유 전 회장이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아 배임ㆍ횡령 등의 조항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1일 “ 자녀와 측근들이 소환에 협조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면 유 전 회장을 우선 소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유 전 회장의 장녀 섬나씨(48)와 차녀 상나씨(46)도 일정을 못박지는 않았지만 출석 통보를 한 상황이다.
현재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차남 혁기씨는 검찰의 2차 귀국 통보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비행 시간 등을 고려할 때 2일 소환에 응하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실제 이유는 유 전 회장측이 아직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 전 회장측에 법률 자문을 해주고 있는 손병기 천해지 고문 변호사는 조세와 상속ㆍ증여 전문으로 형사사건과는 거리가멀다.
이와 관련, 유 전 회장측은 복수의 국내 굴지 법무법인들과 접촉했으나, 법무법인들 측에서 수임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혁기씨 측이 조사를 고의로 피하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여권무효화, 사법공조 등의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여권이 무효화되면 혁기씨는 불법체류자가 된다.
한편 검찰은 이날 유 전 회장 일가의 계열사 중 하나인 ㈜아해의 전 대표 이모씨를 이틀째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회사 직원의 진술과 일부 배치되는 부분이 있어 다시 소환했다"며 "10여분정도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주말 및 연휴에도 수사를 진행하고, 이미 소환 조사를 받은 유 전회장의 측근인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 송국빈 다판다 대표 등에 대한 신병처리 방침에 대해서 곧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