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되는 이유"… 청와대 홈페이지 불만글 폭주
2014-04-28 07:27
“세월호 선장과 대통령, 다를 바 없다”
아주경제 주진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무기력한 정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져가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있는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구조자 수색 작업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실종자 구출과 애도의 물결이던 누리꾼들이 청와대 홈페이지 및 SNS 등에 정부 부실 대응과 박 대통령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7일 게재된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 되는 이유’라는 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빠르게 퍼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이 글은 게시된지 하루 만에 조회수 40만 건을 넘어섰으며, 공감지수 24000여 건에 댓글만 900건이 넘게 달렸다.
이 글을 게시한 누리꾼 정모 씨는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수행해야 할 임무 중 아주 중요한 몇 가지를 놓쳤다”면서 첫 번째로 “대통령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뭔지도 몰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했어야 할 일은 현장에 달려가 상처 받은 생존자를 위로한다고 만나고 그런 일이 아니다. 그건 일반인도 할 수 있는 일이다”면서, “일이 안되는 핵심 문제를 파악하고 최우선 의제를 설정하고 비용 걱정하지 않도록 제반 책임을 맡아 주는 것이 리더의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정씨는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가며 대통령이 “내가 책임질 테니 모든 시도를 다하라”는 태도를 보였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에) 유속의 흐름을 늦추게 유조선을 데려오고 싶어도 일개 관리자가 그 비용을 책임질 수 있을까?”라고 물은 뒤 “그러나 누군가 그런 문제들을 책임져 주면 달라진다. ‘비용 문제는 추후에 생각한다. 만약 정 비용이 많이 발생하면 내가 책임진다’ (라는 말은) 어떤 민간인도 관리자도 국무총리도 쉬이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힘없는 시민들조차 죄책감을 느끼고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그런데 많은 사람들을 지휘하고 이끌 수 있었던, 해외 원조 요청을 하든 인력을 모으든 재벌 회장들에게 요청하든, 일반인들은 할 수 없는 그 많은 걸 할 수 있었던 대통령은 구조를 위해 무슨 일을 고민했는가”라고 물었다.
두 번째로 그는 “사람을 살리는 데 아무짝에 쓸모 없는 정부는 필요 없다”면서 “만약 리더가 평소에 사람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던 사람이라면 밑의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던 말 하지 않아도 그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행동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쌍용차 사태와 세 모녀의 자살 등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과 측근들에겐) 사람이 죽는 것보다 중요한 게 많고, 대의가 더 많다”면서, 세월호 구조현장에서 지시가 없어도 척척 움직인 건 “구조 활동을 멈추고 의전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 재빨리 불리한 소식들을 유언비어라 통제한 사람들” 등이라고 비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책임을 지지 않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대통령이란 자리가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책임이 무겁기 때문”이라면서 “죄책감을 느끼지도 못하는 대통령, 이들과 결코 다르지 않다. 사람에 대해 아파할 줄도 모르는 대통령은 더더욱 필요 없다”고 일갈했다.
최 모씨는 이날 "300여명의 아이들과 무고한 시민들이 실종 및 사망한 정말 슬픈 사건에 국가의 통수권자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 것은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분노했다.
네티즌은 "청와대 게시판 불똥, 더 이상 국민을 미개한 사람들이 아니다" "청와대 게시판 불똥, 도대체 우린 누굴 믿어야 하는가" "청와대 게시판 불똥, 어느 누구도 나서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비통하다" "청와대 게시판 불똥, 대국민사과는 꼭 해야할 듯"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