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만에 방중한 덴마크 여왕, 난징대학살 기념관 방문
2014-04-27 14:57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을 방문 중인 마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이 전 세계 현직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의 난징대학살 기념관을 방문했다.
27일 신징바오(新京報)에 따르면 전날 난징(南京)에 도착한 마그레테 2세 여왕은 이날 오전 난징대학살 기념관을 20분 가량 참관했다.
마그레테 여왕은 기념관 내의 평화나무에 흙과 물을 주는 행사에 참여했고 난징대학살 생존자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과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가 방문한 적은 있지만 현직 국가원수가 난징대학살 기념관을 방문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주중 덴마크대사관 측은 "덴마크인 신드버그가 1937년 난징대학살 당시 1만명 이상의 중국인을 구했다"면서 "이 사건은 난징과 덴마크가 역사적 연관성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참석한 리쉐융(李學勇) 장쑤(江蘇)성 성장은 마르레테 여왕에게 ‘이사위감(以史爲鑒∙역사를 거울삼다)’라는 제목의 화첩을 선물했다.
이번 덴마크 여왕의 난징대학살 기념관 방문을 계기로 중국 정부는 일본 과거사 압박을 위한 국제적인 여론전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마그레테 여왕은 지난 24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교 사절단과 함께 35년 만에 중국을 다시 방문했다. 이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해 직접 마가레테 여왕을 영접하고 회담을 가졌다.
방문 이틀째인 25일 마그레테 여왕은 리커창(李克強) 중국 국무총리와도 회담을 가졌다.
리 총리는 "중국과 덴마크가 창의적인 연구개발, 청정에너지, 교육문화, 생태환경 영역에서 교류와 합작을 강화하길 바란다"면서 "양국 기업의 발전을 위해 공명정대, 투명성, 개방화, 안정적인 투자 및 경영환경 등을 강화하고 전방위적인 합작 국면을 이뤄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마그레테 여왕은 "35년만에 다시 중국을 방문해 매우 기쁘다"면서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중국의 거대한 발전 변천사와 양국 인민의 우호적 관계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각 영역에서 교류와 합작을 강화해 덴마크와 중국의 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되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또 이날 마그레테 여왕은 중국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丽媛) 여사와 함께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안데르센 동화전에 참석해 안데르센의 대표적 동화인 ‘미운오리새끼’의 일부분을 낭독해주며 아이들과 대화하는 시간도 가졌다.
마그레테 여왕은 5일간의 방중 일정 동안 베이징과 난징을 비롯해 쑤저우, 자싱(嘉兴), 상하이(上海) 등지를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