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장률 3.9%...2분기 이후가 문제
2014-04-24 16:42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2분기 연속 0%대 경제성장률이 나오면서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부정적 해석이 나왔다.
특히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 부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빠른 시일 안에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 "경기, 성장 경로대로 간다"
한국은행은 24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9%를 기록한 데 대해 "올해 첫 분기라는 점과 향후 세계경제가 호전될 것을 감안하면 현재 국내 경제는 4월 전망치대로 가고 있다고 본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한은은 최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연간 성장률 4.0%를 제시했다. 2분기부터 GDP가 다시 1% 성장률을 회복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전기 대비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 2010년 4분기 1.0%를 끝으로 9분기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1.0%)와 3분기(1.1%)에 1%대로 올라서며 반짝 성장했다가 4분기에 다시 0%대로 내려앉았다.
성장세가 0%대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3분기 1.0%에서 4분기 0.6%, 올해 1분기 0.3%로 갈수록 둔화하고 있다. 설비투자의 경우 2012년 4분기(-3.3%) 이후 5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대외경기 회복 등을 감안하면 경기 회복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등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살아나면 수출 증가로 이어져 내수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 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분기 중 정부가 재정 집행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민간소비에서 줄어든 부분을 정부 소비가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간 소비 진작 쉽지 않아…"경기 확장국면 멀었다"
하지만 이같은 한은의 전망을 지나친 낙관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소비나 투자가 개선될 여지가 낮다는 것이다.
1분기 실질 GDP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3.9%다. 한은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4.0%임을 감안해 성장 속도가 예상대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년 동기와의 비교가 적정한 것인가에 대한 비판도 있다. 2013년 1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6%였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지난해 1분기 경기가 저점 수준에 있었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2010년 1분기와 2분기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각각 2.2%와 1.8%였던 데 비하면 올해 1분기 0.9%는 낮기 때문에 경기가 확장국면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여기에다 예기치 못한 세월호 참사로 소비심리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현 상황은 향후 경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 회복경로가 예상대로 간다고는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인한 소비 위축이 추가 하향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예상치 못한 요인이 발생한 만큼 성장세가 다소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변 실장은 "세월호의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2분기에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성장세 확대를 위해 민간소비 진작과 기업의 투자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면서 "이런 상태라면 연간 성장률 4.0% 달성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