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ㆍ대우건설ㆍSK컴즈 적자에도 현금흐름 '+' 왜?

2014-04-24 16:20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삼성엔지니어링 및 대우건설, SK커뮤니케이션즈를 비롯한 상당수 종목이 비정상적인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종목은 본업에서 영업손실을 내면서도 현금흐름을 보면 돈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보유자산을 팔거나 돈을 빌려다가 급여지급을 비롯한 자금수요를 메꾸고 있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24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가운데 398곳이 2013년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45곳이 영업활동이 아닌 투자ㆍ재무활동으로 현금을 늘렸다.

이런 종목 가운데 대기업집단 계열사도 상당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3년 연결재무 기준 1조280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냈다. 현금흐름에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은 마이너스(-) 1조230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재무와 투자활동으로는 각각 9899억원, 806억원이 늘었다.

대우건설도 마찬가지다. 영업손실이 2446억원에 이른 가운데 투자 및 재무활동으로 각각 2739억원, 2516억원이 증가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나 신한, 신성솔라에너지, 디올메디바이오도 이런 기업이다.

이에 비해 SK컴즈 주가는 올해만 40% 가까이 뛰었다. 이 회사는 2013년 영업손실 448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 증가는 405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한화섬은 2013년 55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내면서도 순이익 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7억원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을 올리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경우는 주로 높은 매출원가가 원인일 수 있다. 질적인 면에서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얘기다.

코스닥에 속한 르네코(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 84.06%)와 에머슨퍼시픽(73.58%) 애강리메텍(35.83%) JYP(32.89 %)도 재무 상태를 감안할 때 주가가 지나치게 오른 종목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코스닥이 12% 이상 상승하면서 동반 강세를 보였으나 지수 조정시 낙폭이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영업활동으로 현금이 늘어난 상장사 가운데 코스피 7곳, 코스닥 11곳이 올해 들어 전일까지 10% 이상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본업에서 현금을 만들어 잉여금으로 투자를 일으켜야 한다"며 "그러나 적자를 내면서도 현금흐름이 플러스(+)라면 설비를 팔아가면서 돈을 마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금흐름뿐 아니라 영업이익률이나 매출증가율, 순현금 증감을 비롯한 다양한 지표를 참고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