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신풍속도 "섞거나 낮추거나"
2014-04-24 15:09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주류시장이 변하고 있다. 기존에 소주, 위스키 등 독주를 마시는 소비 트렌드에서 벗어나 믹싱주와 저도주를 마시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칵테일에 쓰이는 보드카와 럼 등의 판매량이 늘고, 대부분 소주들이 20도대를 벗어나 10도대의 저도주로 변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스키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칵테일의 베이스가 되는 주류들인 보드카, 럼 등의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보드카 판매량은 2012년 17만5454상자에서 2013년에는 24만9537상자로 42.2% 늘어났으며, 럼 판매량도 2012년 2만4997상자에서 2013년 3만1822상자로 27.3% 증가했다.
2012년 말 13개에 불과했던 보드카 브랜드도 2013년 말 16개로 늘어났다. 비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는 브랜드까지 따지면 국내 보드카 시장은 현재 약 20여개의 브랜드들이 각출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앱솔루트가 67.3%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디아지오코리아의 스미노프가 20.8%로 뒤를 쫒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이에 뒤질세라 대세로 떠오른 믹싱주 시장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국내 최초 믹싱주를 표방하며 지난해 3월 출시된 맥키스는 이러한 붐을 타며 출시 10달만에 60만병이 판매됐으며, 올해 1월에는 스트레스나 노인 성 치매에 효과 있는 항산화 성분이 함유된 '깻잎담은 믹싱주 맥키스'를 출시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저도주 전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사실 소주시장에서의 저도수 바람은 이미 꽤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다.
1998년 진로에서 참이슬로 브랜드명을 바꾸며 기존 25도에서 23도로 낮췄던 것이 시초다. 그 후 2004년에는 아예 저도주 시장을 타깃으로 21도인 ‘참이슬 후레쉬’를 선보였다.
본격적인 저도주 경쟁에 돌입한 것은 2006년 두산주류(현 롯데주류)가 20도대 ‘처음처럼’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이에 참이슬도 덩달아 도수를 낮췄고 급기야 처음처럼 보다 1도 낮춘 18도의 ‘진로 제이’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후 잠시 주춤하던 저도수 경쟁은 지난달 롯데주류 처음처럼이 기존 도수에서 1도 낮춘 18도 제품을 선보이며 다시 불 붙고 있다. 1960년 30도 소주에서 40여년이 흐른 지금 절반 가량인 18도까지 덜어진 것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음주 문화 자체가 변하고 있다”며 “술을 단순히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수동적인 형태에서 술자리 자체를 즐기려는 능동적 음주 문화로의 변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