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하얀 천에 싸인 시신이 부디 내 딸이 아니라면…"

2014-04-22 13:19

[사진=강승훈 기자]


아주경제(진도) 강승훈 기자= "아이구, 어쩌나. 살아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난 지 일주일째를 맞은 22일 정오 목포 한국병원 장례식장. 이날 사망자 수가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른 오전 바다에서 인양된 시신 4구가 구급차에 실려 10분 간격으로 들어왔다.

곧 구급차의 뒤쪽 문이 열리자 하얀 천에 싸인 시신 곁으로 사고 가족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에는 침통한 표정이 역력했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한 어머니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제발, 내 딸이 아니길…."

누가 들을까 최대한 작게 혼잣말을 내뱉은 이 어머니는 장례식장 안으로 급히 들어갔다. 사고 해역에서 발견된 시신은 진도 팽목항으로 옮겨져 검시팀의 1차 검안 및 유족 확인을 거쳐 1시간가량 떨어진 이곳 안치실(부검실)에서 재차 정밀검사를 받는다.

이 과정을 통해 사망원인과 신원이 최종 확정된다. 더불어 진도 실내체육관에 유족이 있을 땐 이런 사실을 알려 병원으로 이동하도록 한다.

장례식장 내부는 사고 가족 대기실과 임시분향소가 마련됐다. 만일에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취재진의 출입은 철저하게 막았다.

이곳 장례식장에는 사고 직후인 지난 16~17일 8구의 시신이 한꺼번에 보내졌고, 이날 추가로 들어왔다. 낮 12시 10분 가장 먼저 도착한 시신은 키가 160㎝ 전후로 보였다. 언뜻 보기에도 학생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잠시 후 병원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단원고 여학생으로 밝혀졌다. 다시 10분 간격으로 장례식장 문을 들어선 시신들도 역시 수학여행 길에 올랐다가 평생 부모 곁에서 떠난 단원고교 학생들로 파악됐다.

"아니었으면 했는데… 잠시만 기다리세요, 다시 볼게요."

꽃다운 나이에 그 꽃봉오리를 피워 보지도 못한 자녀의 차가운 시신을 어루만지던 한 어머니는 결국 오열했다. 절대로 믿을 수 없다고 끊임없이 되새겼지만, 부정하기 힘든 현실에 멀리 하늘만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