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이틀째 290명 실종자 수색 관건(종합)
2014-04-17 08:48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안산 단원고교 학생 등 475명의 탑승자를 태운 6800톤급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 이틀째인 17일 오전 해경의 해상 수색이 재개됐다.
전날 오전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실종자 수색작업이 하루가 지나 날이 밝으며 다시 시작됐다. 해경 특공대와 해군 잠수부 8명을 투입한데 이어 민간어선들도 필사의 구조작업에 나섰다.
해경 대원들은 배 두 척에 잠수대원을 나눠 태우고 물 위로 노출된 선수 부분 양쪽에서 수색 중이다.
사고 해상에는 초속 4.9m의 바람이 불면서 0.5m 안팎의 잔잔한 파도가 일고 있다. 그렇지만 조류가 강해 수중시야가 흐린 상태다. 더욱이 오전에는 비가 예보돼 본격 구조에 난항이 예상된다.
실제 현장의 잠수 대원들은 빠른 물살에 휩쓸려 선체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로부터 100여m 떨어진 선미 부분에서 물속을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오후 7시께 잠수팀은 일부 여객선의 선실 내부까지 진입했지만 생존자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당국은 함정 168척과 항공기 29대, 잠수요원 450여명을 투입시켰다.
해경과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원들도 역시 집중적인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인명피해 갈수록 확산… 얼마나 더 늘어날까(?)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과 관련, 17일 오전 7시 기준으로 탑승객 475명 중 아직 실종자 290명의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참사로 현재까지 6명의 사망자를 냈고, 수학여행길에 올랐다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학생 3명의 시신이 이날 오전 6시께 안산고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정차웅ㆍ임경빈ㆍ권오천 학생의 시신은 목포한국병원에 임시로 안치돼 있다가 119구급차 등을 통해 단원고와 가까운 곳으로 옮겨졌다. 합동 분향소도 이 병원 내 차려질 것으로 전망이다.
당장 사망자 수는 6명으로 집계됐지만 향후 인명피해가 얼마나 더 늘어날 지 관건이다. 구조작업은 더딘 상황에서 290명의 실종자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장 생존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실종자들은 침몰한 선박 안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생존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선박 내부에 물이 가득 찼다면 익사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수색에 나선 해군으로부터 선실 3곳에는 이미 물이 찬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약 물이 차지 않아도 밀폐된 공간의 산소부족으로 질식 위험성도 크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실종자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표류 중인 상황도 고려하고 있지만,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생존 확률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날 오후 4시 현재 2명이 사망하고 293명의 실종 소식이 전해졌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추가 사망자가 확인, 대형 참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관계부처 합동조사… 사고원인 조사 본격화
해경과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가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한 합동조사에 나선다.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17일 해양수산부와 해경, 한국선급협회, 해양 전문가 등으로 합동조사반을 꾸려 오후 2시께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구조작업이 더디게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별개의 사고원인 조사가 본격화된다.
우선 합동조사반은 전남 진도의 사고 해역에서 선박을 육안으로 관측한 뒤 원인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까지 사고 원인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여객선이 암초에 부딪혔거나 항로 이탈, 타선박과의 충돌, 또는 선체 내부의 폭발 가능성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을 뿐이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탑승객이 사고 직전 '쾅'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진술에 따라 다각도로 조사 중이다. 선박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는 해경에서 이뤄지고 있다.
해경은 전날 기관장 박모씨와 항해사, 조타수 등 승무원 9명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고 오늘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또 해경은 이들이 항해시간을 줄이려 항로를 임의로 변경했는지, 탈출 과정에서 매뉴얼을 제대로 지켰는지 과실 여부를 따지고 있다.
더불어 구조작업 자문을 위해 사고해역으로 돌려보낸 이모(69) 선장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해경은 사고 당일 선박을 운항한 이모 선장을 소환하던 중 사고해역으로 돌려 보냈었다. 선장이 선박 구조를 잘 아는 만큼 구조 지원에 필요하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수사인력을 대거 투입해 사고원인 등을 확인 중인 해경은 세월호가 운항한 항로는 암초 등은 없는 곳이라고 전했다.
특히 해상교통관제센터(VTS) 항로 궤적 등을 점검한 결과, 여객선이 16일 8시20분께 운항속도 19노트에서 사고 시각으로 알려진 30분 뒤 8노트로 급속히 감소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세월호 선장과 승선원 등이 승객의 안전을 끝까지 책임지지 않고 먼저 탈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편 16일 오전 8시55분께 전남 진도해역에서 침몰한 인천∼제주행 여객선 '세월호'에는 3박 4일 일정으로 수학여행길에 오른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과 교사 15명 등 모두 475명이 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