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 먼 바다 아닌데 피해 왜 커졌나

2014-04-16 18:31

전남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로 구조된 학생들이 진도실내체육관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고로 2명이 숨지고 293명이 생사를 알 수 없는 가운데 예상보다 큰 사고 규모의 배경과 사고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경 등에 따르면 사고 선박인 6647t급 여객선 세월호는 이날 오전 8시58분께 진도군 조도면 병풍동 북방 1.8마일 해상에서 침수 중이라고 해경에 긴급구조를 요청했다.

이 배는 전날 밤 9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것으로, 이날 정오께 제주 여객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세월호는 신고 2시간여 만에 완전 침몰했다. 이정도 시간이면 구조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할 것으로 보이지만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여러 궁금증을 낳고 있다.

더욱이 당시 해상 상황이 양호했고 사고 지점이 암초가 있는 지역도 아닌 것으로 알려져 선박 자체에 문제가 있었거나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구조된 승객 등에 따르면 세월호는 침몰전 '꽝'하는 소리가 난 뒤 침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해상은 수심이 37m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먼 바다가 아닌 내해에서 발생한 사고가 이처럼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해난 사고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로 실종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배가 갑자기 기울면서 선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배가 기운 뒤 완전히 침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분 정도 밖에 안 되는 등 너무 짧은 시간이 주요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구조된 승객은 "함께 배가 갑자기 기울어 밖으로 나와 보니 배가 수직으로 가고 있었다"며 "선실 아래 식당과 매점, 오락실 등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선사 측의 위급상황 시스템이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구조된 승객들에 따르면 "초반에는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으라"는 선내 방송이 나오다가 침몰이 임박해지자 "바다로 뛰어내리라"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이 때문에 미리 구명정 등을 이용해 선박을 빠져 나왔다면 구조될 수 있었지만 나머지 남아있던 사람들은 선내에 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침몰 전 대부분의 승객이 구명동의를 착용했기 때문에 바다에 뛰어들었다면 가라앉을 개연성이 작고 빠른 조류에 사고 지점에서 이동했다고 해도 헬기 등에 발견됐을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구조활동을 위해 현장에 도착한 어민들도 "이미 배가 3분의 2 가량 물 밑에 잠겨있었다"며 "구조대원들이 바다 속에서 승객을 구조했고 배 안에 사람들이 더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