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지금도 2시간씩 뛰며 대사 연습...반드시 연기일지를 써라!”
2014-04-11 07:41
40년 차 명품 배우이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배우 유인촌이 서울종합예술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서울종합예술학교(이사장 김민성)가 지난 8일 본관 싹아리랑홀에서 유인촌 초청 특강을 개최했다. ‘연기자의 자세’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특강은, 연기, 뮤지컬, 패션모델, 방송MC쇼호스트, 공연제작콘텐츠학부 재학생 400여 명이 참여했다.
1974년 MBC 6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유인촌 전 장관은 드라마 '전원일기' '한강' '조선왕조 500년' '야망의세월' '태양은 가득히' '장희빈' 등과 영화 '불새' '연산일기' '김의 전쟁' 등 수많은 연극과 영화,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이렇게 풋풋한 연기자 지망생 앞에 서니 수십 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 기쁘고 설렌다"며 "고등학교 때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고, 명동예술극장 살다시피 하며 공부를 등한시했는데, 나중에 배우도 공부도 필요하다고 절감하고 늦게 학문에 눈떠 대학원도 가게 됐다"고 회고했다.
중앙대 연극영화과 2학년 때 MBC공채 탤런트로 선발되어, 일찍 데뷔한 그는 연기자가 되기 위해 24시간 중 18시간 이상을 연습과 수련에 보냈다고 회고했다, 연기 외에 승마, 검도, 펜싱 등을 배웠고, 국립극장 국립무용단에서 밤을 새우며 한국무용과 현대무용도 배우기도 했다.
"탤런트로 활동하다 군 입대를 하게 됐는데, 당시 MBC 탈런트실에 배역이 없다며 매일 장기만 두며 죽치고 앉아있는 배우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하도 답답해 젊은 혈기에 연극이라도 하라고 권했는데, 묵묵부답이더니, 군 제대를 하고 돌아와도 그 사람들이 그대로 장기를 두고 있는 것을 보고 시간을 허투루 쓰면 안 되겠구나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되었지요."
그는 배우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투자하고 연습하고 준비하며 자기 모습을 매우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우란 자기의 이름을 걸고 다른 사람의 모습을 만드는 사람이기에 별것도 아닌 것 같은 질문을 수없이 던지며, 수십 가지 답안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해랑 연극상, 동아연극상, 백상예술대상, KBS 연기대상 등 다수 수상한 바 있으며, 저서로는 ‘유인촌, 연기를 가르치다’, ‘유인촌 거침없이 걸어라’ 등이 있다.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를 거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그는 현재 극단 유씨어터 대표로 재직 중이며 최근 8년 만에 연극 ‘홀스또메르’의 주연을 맡아 한 달 이상 공연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배우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매우 연기일지를 쓰고 매일매일 그날의 상황과 자신의 기분을 기록한다면, 나중에 캐릭터를 만들거나 연기를 할 때 큰 도움을 될 것"이라며, "배우는 99%의 노력과 1%의 '끼'가 아닌 ‘기’가 만들어지는 사람으로 배우의 이름을 달고 있는 한 죽을 때까지 변화하고 발전하라"고 덧붙였다. 이날 특강을 예정되었던 1시간을 훌쩍 넘겨 2시간 가까이 진행됐으며, 열띤 강의와 함께 즉석에서 연극과 학생의 연기지도까지 펼쳐졌다.
서울종합예술학교는 그동안 예술경영지원센터 정재왈 대표, 한국교직원공제회 이규택 이사장, 국회의원 정병국과 전 예술의전당 김장실 사장, 한성자동차 울프 아우스프롱 대표, ㈜쇼팩 송한샘 대표, 팝 칼럼리스트 김태훈, 영화감독 윤제균, 최동훈, 이준익, 이정범 등 각계각층의 명사를 초창하여 다양한 주제의 특강을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