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두 달 연속 증가…'봄 이사철 주택수요 영향'
2014-04-09 12:0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주택거래가 늘어나면서 은행권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다만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이 감소하면서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월보다 둔화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3월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은 523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000억원 증가했다.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및 은행 대출채권 양도 등 모기지론 양도를 포함(기존 양도분 상환액 차감)한 것이다.
1월 2조2000억원 감소했었던 가계대출은 2월 1조3000억원에 이어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 서울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은 2월 7700호에서 3월 9200호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모기지론 양도를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9000억원 증가한 37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승철 한은 통화정책국 금융시장팀 차장은 이에 대해 "봄 이사철 수요 등으로 주택거래가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가 전월(8000억원)보다 소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기업대출을 살펴보면 중소기업은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대기업이 크게 줄었다.
지난달 대기업대출은 157조원으로 전월에 비해 1조5000억원 감소했다. 한 차장은 "분기말 부채비율을 관리하는 계절요인이 작용한 데다 일부 부실기업 여신의 출자전환, 일부 우량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은행대출 상환 등이 가세하면서 상당폭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중소기업대출은 483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조3000억원 증가했다. 법인세 납부수요 등으로 견조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게 한은의 평가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전월보다 1조2000억원 증가한 19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대출이 줄어들면서 지난달 원화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1조7000억원 늘어난 64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 4조2000억원 증가했던 전월에 비하면 증가폭은 다소 축소됐다.
3월 중 은행 수신 잔액은 1189억원으로 전월보다 7000억원 감소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이 법인세 납부 수요 및 지방자치단체 재정집행자금 인출 등으로 3조2000억원 줄었기 때문이다. 잔액은 370조9000억원이었다.
정기예금도 5조4000억원에서 3조1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예대율이 하락한 일부 은행들이 우대금리 적용을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잔액은 556조4000억원이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344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6000억원 감소했다.
한편 지난 2월 시중통화량을 의미하는 광의통화(M2ㆍ평균잔액)는 전년동월대비 5.2% 증가한 195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 축소 등으로 국외부문을 통한 통화공급이 전년동월보다 줄어든 반면 대출 호조로 민간신용 환수규모가 축소됐다"면서 "3월 중 M2증가율도 전월과 비슷한 5%대 초반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