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한-중 항공회담 앞둔 LCC, 중국노선 확보 사활

2014-04-08 16:00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3년만에 개최되는 한-중 항공회담을 앞두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노선 확보를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한류 바람을 타고 중국발 여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각 업체들은 하나라도 더 많은 중국 노선을 배정받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8일 국내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LCC들은 항공회담을 앞두고 각 사별 건의사항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상태다.

국토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이들 업체들의 의견을 종합해 오는 23~24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중 항공회담에 반영할 계획이다.

LCC업계에서는 이번 항공회담에서 노선 확대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밀려드는 중국인 여객수요는 노선 확장이 없이는 수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LCC들은 최근 국내선에서 LCC 시장점유율이 50%선 까지 확대되면서 국내선에서는 더 이상 높은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마케팅 전략의 중심을 국제선으로 돌리고 있다.

중국 노선은 LCC들의 이 같은 전략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입국자 수는 역대 최대 규모인 432만6869명(문화체육관광부 출입국관광통계)을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도 지난 2월까지 중국인 입국자 수는 비수기임에도 불구, 62만3003명에 달했다.

기존에 ‘알짜노선’으로 꼽혔던 일본 노선이 최근 이어진 엔저와 한일 관계 악화 등으로 수익이 줄면서 현재는 중국 노선이 국내 항공사들의 가장 중요한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내국인 수요가 많은 타 국가 노선과는 달리 중국 노선의 경우 중국 현지인 승객의 비율이 상당부분 차지한다”며 “현재 중국에서는 LCC 항공사가 설립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한국 국적의 LCC들이 자국 항공사에 비해 저렴하고 서비스도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이 같은 국내 항공사들의 경쟁력을 경계하고 있어, 쉽게 노선 확장을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번 항공회담에서도 많은 운수권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중국은 지난 2006년 산둥성과 하이난성에 대해서만 항공자유화 협정을 맺은 상태다.

한 LCC 관계자는 “이번에 일부 중국 노선에 대한 운수권이 늘어난다고 해도, 각 업체별로 한정된 운수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업체 관계자들에게는 참관밖에 허용되지 않지만, 통상 실무진이나 팀장급이 참여하는 이번 항공회담에 LCC들은 노선 확보를 위해 임원급 이상의 인사를 투입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번 항공회담을 통해 중국 운수권이 늘어날 경우, 국토부는 각 업체들로부터 운수권 신청을 받아 신청업체가 몰린 노선에는 업체별 경쟁 프리젠테이션 등의 과정을 거쳐 자체적으로 운수권을 배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