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유우성씨에 사기혐의 추가적용
2014-04-07 21:17
檢, 공소장 변경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현철 부장검사)가 7일 재판부에 피고인 유우성(34)씨에게 사기죄를 추가 적용하는 내용의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검찰은 유씨가 탈북자를 가장해 부당하게 정착지원금을 받은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한다며 탈북자단체가 최근 고발한 사건에 대한 법리 검토를 진행해 왔다.
이 사건을 맡은 형사2부(이두봉 부장검사)는 유씨의 행위가 북한이탈주민 보호법 위반 혐의와 '상상적 경합'(하나의 행위가 동시에 여러 범죄에 해당)에 있다고 판단했다.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공안1부는 이를 토대로 당초 적용했던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죄보다 공소시효가 더 긴 사기죄를 추가 의율하는 방식의 공소장 변경을 항소심 재판부에 신청했다.
이에 따라 유씨가 부당 수령한 지원금은 2560만원(2008년부터 수령한 금액)에서 85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2004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470여차례에 걸쳐 받은 주거지원금, 정착지원금, 생계급여, 교육지원금 등이 포함된 비용이다.
유씨가 지원받은 공공임대주택 거주권 역시 범죄사실에 추가됐다.
검찰은 아울러 공소장에 적시한 피고인의 이름을 유우성에서 유씨의 중국식 이름인 '리우찌아강'(유가강, 유광일, 조광일) 등으로 바꾸고, 등록기준지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외국(중국)으로 변경했다. 유씨가 화교임에도 탈북자로 가장한 데 따른 것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유씨의 간첩 혐의가 입증되지 않을 경우 강제추방을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공소사실의 핵심인 간첩 혐의를 뒷받침하기 위해 유씨가 2007년 5월 중국에서 호구증을 받고 2008년 1월 영국에서 '조광일'이라는 이름으로 허위 난민 신청을 한 사실, 2005년 4월부터 2012년 10월 사이 13차례에 걸쳐 중국을 방문한 사실 등도 기재했다.
기밀사안인 탈북자 명단이 북한에 넘어갔을 때의 위험성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검찰은 유씨가 탈북자 700여명으로부터 26억4000만원 상당의 돈을 받아 대북송금사업(일명 프로돈)을 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해 서울동부지검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사실을 범죄경력에 추가했다.
검찰은 탈북자단체에서 유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에 대해서 고발한 건도 형사2부에 배당해 관련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
유씨의 다음 항소심 재판은 오는 11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