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니부양책, 그 파괴력은

2014-04-03 14:57

리커창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정부가 2일 중소기업 소득세감면, 판자촌 개조사업, 철도투자확대 등 3대 미니부양책을 내놓은 것은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성장률 7.5% 사수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부도위기에 내몰려 있는 기업들이 바라던 기업금융지원, 금융완화정책, 개별산업 지원정책 등의 대책들이 이번 부양책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리 총리의 경제구조조정에 대한 의지 역시 확고함을 보여주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중국은 최근 경제지표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리총리가 제시한 올해 7.5% 경제성장률 달성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 총리가 설정한 7.5% 성장목표는 고용안정과 복지지출 등 사회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다. 목표달성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에서의 심리가 급속히 위축되자, 리 총리가 불안감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미니부양책을 발표했다는 것.

올해 1~2월 중국의 고정자산투자는 전년동기대비 17.9%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2002년 이후 최저치였다. 소비증가율은 11.8%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2월 한 달간 수출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20.4% 감소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업부가가치 증가율은 8.6%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또한 전기사용량은 전년동기대비 4.5% 증가했다. 이 역시 2010년 이후 최저치다. 2월 신규 대출금액은 6445억 위안으로 1월의 1조3200억위안에 비해 절반 이상 하락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를 전달보다 0.1% 포인트 상승한 50.3으로 발표했지만 HSBC는 8개월만의 최저치인 48.0으로 발표하며 중국 제조업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함을 드러냈다.

발표된 미니부양책의 총 규모는 1조위안(약 17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소기업 소득세 감면조치는 세수의 기회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실제 투자규모는 6000억위안선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과거 2008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4조위안의 부양책을 내놓았던 것에 비하면 소규모 부양책이지만,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판자촌 개조사업은 민생개선에 맞닿아 있다. 서민에 대한 복지를 확대하는 동시에 지방 건설사들의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다. 또한 철도투자는 물류확대로 인한 경제적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으며, 역시 건설업과 철강업 등 제조업에 대한 간접지원책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번 미니부양책은 리 총리의 중단없는 구조조정의 결심이 확고함을 보여준다. 중국은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이다. 정부보유 자산에 국영기업들의 자산까지 더한다면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은 천문학적인 규모다. 더 큰 규모의 부양책을 내놓을 수도 있겠지만 중국은 미니부양책을 내놓았다. 중복투자와 모럴해저드라는 부양책의 부작용을 막고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구조조정을 지속하겠다는 차원에서다. 

취훙빈(屈宏斌) HSBC 중화권수석경제분석가도 "지속성장을 위한 구조조정을 강조하는 중국정부가 고려할 수 있는 정책은 도시화와 관련된 철도나 지하철 건설, 판자촌 개조 등 인프라건설일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지속적인 정부기능 축소와 권한의 민간이양, 민간 자본에 대한 규제완화 등이 이뤄져야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