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싱글여성·시장·외국인 밀집지역에 범죄예방디자인으로 '이미지 탈바꿈'
2014-04-02 11:20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여성안심구역'으로 지정된 관악구 행운동이 LED 방범등으로 빛을 밝히고 후면 240도까지 보이는 반사경 등이 곳곳에 설치되는 등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했다.
범죄예방디자인이란 디자인을 통해 법죄 심리를 위축시켜 범죄발생 기회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하는 디자인이다.
서울시는 올해 범죄예방디자인(CPTED)을 적용할 3곳을 추가했다고 2일 밝혔다. 추가 확대한 3곳은 △관악구 행운동 '안심' 테마 △중랑구 면목동 '미담' 테마 △용산구 용산2가동 '소통' 테마다. 경찰청이 관리하는'서민보호치안 강화구역'으로 9개 자치구에서 접수받은 11개 지역 중 '범죄예방디자인위원회'의 현장방문과 경찰청 추천을 거쳐 최종 선정됐다.
◆경찰청 집중관리 구역 '관악구 행운동'
이에 따라 시는 범죄두려움지도를 완성하고 동네 상황에 걸맞게 '안심'을 테마로 △혼자 걸어도 안심되는 4단계 방법모듈을 적용한 행운길 조성 △현관문 미러시트, 반사띠 등 사각지대 표시시스템 설치 △여성들이 즐겨찾는 네일샵, 헤어샵, 카페 등 연결 '안정정보 공유' △주민이 결성한 안전거점 및 커뮤니티 공간 '행운동안심다락방' 운영 및 여성 안심지킴이집 운영을 골자로 디자인했다.
가로 380m 세로 214m의 원룸밀집 지역에 조성된 행운길은 여성이 늦은 시간 혼자 길을 걸어도 누군가 '동행'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조성했다.
또 현관문 미러시트를 부착해 현과비상번호입력시 뒤에 누가 있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높은 절도율, 낮은 주민 애착심 '중랑구 면목동'
중랑구 면목 4·7동은 재래시장상권지역이자 네 가구 중 한 가구꼴로 장애인이나 기초수급자가 거주하는 취약지역이다. 이에 시는 '미담'을 콘셉트로 잡고 지역 주민들의 애착심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두며 지역의 스토리를 전하는 '미담길' 조성 △지역미담사례를 담고 있는 기능형(캐노피, 핸드레인) 시설물 설치 등을 진행했다.
미담길은 중랑천~용마폭포공원~면목시장 가는길 1.2㎞를 연결해 조성했다. 동네경로당, 공청회 등에서 조사한 지역주민의 미담 사례 15개를 벤치나 캐노피 핸드레일에 스토리텔링형식으로 새겨 주민들의 시선이 머물게했다.
각종 홍보물로 뒤덮힌 전신주 CCTV는 노란색으로 칠해 주목도를 높이고 범죄 사전예방을 위해 '24시간 CCTV가 돌아간다'는 경고 문구도 부착했다.
야간 이동을 위해 이용되는 면목시장에는 △미디어 아트와 결합된 보안시스템 △밤에 고보조명을 활용한 길찾기(Way0Finding) 시스템 △위급 시 피할 수 있는 안전지대(Safe Zone) 전화부스 △범죄예방디자인이 적용된 노란 CCTV 폴대 등을 설치했다.
용마폭포가는 길 고가도로 인근 후미진 곳엔 위급상황 시 안전지대 역할을 하는 공중전화부스도 설치했다.
◆ 다양한 외국인 거주로 소통부재-개발호재 노린 공가·폐가 몰린 '용산구 용산2가동'
해방촌으로 불리는 용산구 용산2가동은 외국인 거주 비율이 전국 평균(2~3%)보다 높은 7.6%를 차지한다. 언어적·문화적 소통문제로 인해 쓰레기 무단투기, 주차문제 등 생활에서의 이웃 간의 다툼이 많은 곳이며 개발호재를 노리고 속칭 '알박기' 후 방치를 해 놓은 공가, 폐가가 20여 채 이상 있어 지역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시는 '소통'으로 콘셉트를 정하고 '분리수거, 주차금지, 생활 에티켓 픽토그램'과 '쓰레기 무단 투기방지 양심거울'을 개발, 설치했다.
픽토그램은 다양한 언어를 쓰는 거주민들의 특성을 반영, 그림을 보고 즉각적 이해가 가능하도록 하는 디자인으로 분리수거, 쓰레기, 주차, 소방 등의 정보를 디자인했다.
공가, 폐가와 사각지대의 안전성을 높이긴 위해선 △지역디자이너가 진행하는 게릴라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빈집 모듈러 시스템(Modular System)을 적용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에 발표한 세 곳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주관으로 평가, 이에 따른 내용을 보완하고 마을공동체 프로그램과 연계해 운영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한문철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기존의 디자인정책에서 탈피해 범죄, 치매, 고령화, 자살 등 각종 사회문제를 시민 삶 속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이를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디자인과정을 통해 해결하는 정책을 더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