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절차ㆍ전문심사위원 부족…대학생 창업 꿈 막는다

2014-04-01 21:09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청년창업가가 말하는 대학창업의 애로사항' 조사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 대학생 청년창업가들은 정부의 행정절차와 자금조달 문제 등으로 특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일 '청년창업가가 말하는 대학창업의 애로사항' 보고서를 통해 대학생 신분으로 창업현장에 뛰어든 청년 창업가들의 애로사항을 담았다.

보고서는 우선 대학 내 청년창업가들이 복잡하고 어려운 행정절차를 애로사항으로 느낀다고 밝혔다. 관련 제도가 218개에 달하는 데다 제도별로 신청 시기·서류 및 절차가 상이해, 창업 초기기업이 적합한 지원제도를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창업 관련 지원사업을 살펴보면 중소기업청(76), 특허청(65), 미래창조과학부(24), 산업통상자원부(22), 중소기업진흥공단(14), 농촌진흥청(6) 등 각 기관에 산재돼 있는 실정이다.

전문 심사위원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업체 선정과정에 참여하는 심사위원 중 시장성 평가나 사업성 평가가 가능한 전문가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창업 경험이 없는 위원들도 있어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에 대한 심사가 이뤄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 대학생 청년창업가는 "심사과정에서 창업 경험이 없는 교수님이나 IT 관련 전문가들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디자인·문화콘텐츠 등 다양한 창업아이템은 애초부터 선정되기 어려운 구조이며, 유사한 아이템들이 다수 선정되다 보니 시장 과열경쟁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금이 부족해 인력 채용이 어렵다는 호소도 있었다. 특히 초기 창업기업의 경우 상시근로자를 5인 이상 두기 어려워, 중소기업청년인턴제를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청년인턴제는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중소기업이 만 15~34세 이하의 미취업자를 인턴으로 채용할 경우 최대 6개월까지 월 80만원씩 지원하는 제도다.

획일적인 지원내용도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목됐다. 창업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창업가는 정해진 시간만큼 의무교육을 받아야 하고, 반드시 학내 사무공간에 입주해야 한다. 그러나 업체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이 같은 지원은 되레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초래한다고 청년창업가들은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지원사업을 수요자인 창업자가 스스로 선택해서 이용할 수 있는 원스톱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창업자금 지원도 사전심사를 강화하는 대신, 구비서류의 간소화, 부처간 서류양식의 통일, 지원금 총액을 카드로 일시 선지급하는 방식을 확대 적용해 창업자의 행정 편의성을 증대해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중소기업청년인턴제 대상기업 요건인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을 창업기업의 경우 3인 이상으로 완화한다면 초기 창업기업의 인턴 활용으로 인력난 및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대학생 창업은 청년실업의 대안이자 신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사회의 창조적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임에도 대학생들의 창업 관련 활동이나 관심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