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임금인상에 경영여건 악화…현지 진출 국내기업들 '불똥'

2014-03-31 08:18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아시아 신흥국의 가파른 임금인상으로 현지 진출 기업의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노동집약적 산업 중심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으나 자동화가 발달된 첨단 산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31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중국 광둥성 둥관시에 위치한 한국 자본계 전자부품 공장에서 종업원 약 1000명이 참여한 파업이 발생했다.

이 공장은 삼성전자의 협력사인 삼광이 2009년 100% 출자한 생산법인으로,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전자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휴대폰 부품 및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파업에 참가한 종업원들은 급여수준 인상과 사회보장비 징수 감액을 요청하면서 경영진과 이틀째 대치 중이다.

중국 내 임금인상 요구가 갈수록 증대되면서 이같은 현지 진출기업과 종업원과의 마찰은 일견 예견된 바 있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27개 성시가 최저임금을 올렸으며 평균 인상률이 17%에 달했다.

코트라 칭다오 무역관은 중국이 올해도 아시아 최고의 임금인상률을 보일 것이라며 8.3~8.8% 사이의 임금 증가를 추정했다.

중국에서 벗어나 동남아 신흥국으로 자리를 옮긴 기업들도 부담이 커지긴 마찬가지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태국 등의 임금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고성장과 고물가 지속, 정치권의 인기영합주의 정책, 외국기업의 진출 확대 등을 인건비 급등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들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2009년 9.5%를 기록한 이후 2010년 7.4%, 2011년 7.6%, 2012년 5.1%로 전반적인 하향세를 시현했다. 이들 국가들에 대한 국내 기업의 제조업 투자액도 2010년 약 22억달러 이후 지난해 약 17억달러까지 하향 추세를 보였다.

코트라 관계자는 “기본급 인상을 적절한 선에서 억제하고 대신 임금구조를 복합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성과급 항목의 신설 또는 비율 증가, 연말 상여금 비중 증가 등을 통해 기본급과 성과급 등의 합리적인 결합을 통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지 진출 기업은 “고급 관리자를 현지화하고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난관을 타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