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중인 일본 조선업계 ‘뭉쳐야 산다’
2014-03-30 16:28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일본 조선업체들이 중국의 건조 능력 확대로 수세에 몰리면서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와 업체 간 합종연횡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3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지난해 수출선박 계약실적은 1462만 t으로 전년 대비 79.8% 증가했다. 이는 유럽과 아시아 선주가 낮아진 선가를 바닥으로 인지하고 신규 발주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엔저 영향도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수주 증가에도 일본업체들의 향후 수익성 전망은 어둡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는 일본의 주력제품인 벌크선의 경우 가격면에서 중국업체에 뒤지고 있고, 가격 마진 하락으로 벌크선 건조 조선소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대기업 중에서 벌크선 수주를 늘리고 있는 업체는 미쓰이 조선 정도이며, 그 밖에 지방에 거점을 두고 있는 중소 조선소가 대부분이다.
즉, 일본 조선업계는 앞으로 해양 자원개발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으로 특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자 일본은 경쟁국가인 중국에 대응키 위해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를 적극 추진 중인 상황이다, 다만 한국 기업이 이들 선종 건조에 있어 가격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국제 시장에서 거의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조선업체들은 부진에서 탈피하기 위해 업계 재편과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 중이다.
지난해 1월 IHI 마린유나이티드와 유니버설조선은 합작회사를 설립한 상황이다. 또 지난해 경영통합이 결렬된 가와사키중공업과 미쓰이조선은 새로운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LNG선의 공동수주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진출도 적극적이다. 이마바리조선은 중국 공장을, 쓰네이시는 중국과 필리핀에 조선소를 보유 중이다. 대기업 중에는 가와사키중공업이 중국 기업과 합작 조선소 운영에 나선 상태다.
김일 코트라 도쿄무역관은 “일본의 중공업 대기업은 조선 부문을 분리해 통합·제휴하는 방식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노리고 있다”면서 “특히 해양자원 탐사선과 호화 여객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업체와의 가격경쟁이 불가피한 벌크선 중심의 조선 전문 기업의 경우 엔저로 한숨을 돌렸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향후 조선업계는 한·중·일 기업 전체를 둘러싼 치열한 생존 경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