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7성급 호텔 건립 추진 '급물살'

2014-03-25 17:26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규제에 가로막혀 6년째 표류해온 대한항공의 7성급 한옥호텔 건립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가라오케 등 청소년 유해시설이 없으면 학교 주변에도 고급 관광호텔을 지을 수 있도록 규제 개선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기존 7성급 한옥호텔 건립계획을 일부 수정하는 재설계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25일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관광호텔 설립 지원을 위한 규제 개선안을 마련해 26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다음달 중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훈령 제정을 통해 절차를 개선,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교육청과 협의해 관광호텔 설립 허가를 내줄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급 관광호텔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를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대한항공이 서울 종로구 송현동 옛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부지에 건립을 추진했으나 불허됐던 7성급 한옥호텔 건립 계획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부지는 덕성여중·고와 풍문여고 인근에 위치해 서울 중부교육청으로부터 호텔건립 불허 결정을 받았다. 현행법 하에서는 학교 주변 200m 이내에는 유해시설을 지을 수 없다. 호텔은 학교보건법상 경마장이나 축산폐수처리시설과 같은 유해시설로 분류돼 있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호텔 건립 지원을 위한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야당측의 반대로 법 개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훈령 제정을 통해 학교 주변 관광호텔 건립의 물꼬를 튼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훈령 제정 이후에도 난관은 남아있다. 경복궁과 북촌 등 주변 역사문화시설을 감안할 때 해당 부지에 공익성 있는 시설이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 최종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훈령이 제정되면 대한한공 한옥호텔이 주변 역사문화시설에 걸림돌이 되는 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기존 7성급 한옥호텔 건립계획을 수정, 재설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동안 호텔 안에 갤러리와 공연장 등을 만들겠다며 서울시를 설득했지만 여의치않자 아예 설계를 다시 해 단순 호텔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드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완화한다 해도 바로 착공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서울시, 해당 교육청 등을 상대로 여러가지 논의가 진행돼야 하는 만큼 일단 정부의 규제개혁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