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형제복지원 피해자 "쥐를 산 채로 먹기도 했다"

2014-03-23 13:40

그것이 알고싶다 형제복지원 [사진=그것이 알고싶다 형제복지원 ]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형제복지원에 수용됐던 피해자들이 ‘그것이 알고 싶다’에 등장해 증언한 내용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홀로코스트, 그리고 27년 형제복지원의 진실’에서는 27년 전 밝히지 못했던 부산 형제복지원의 끔찍한 진실을 보도했다.

형제복지원은 1975년부터 부산시와 부랑인 일시보호사업 위탁 계약을 맺은 단체다. 국가보조금을 받으며 3000여 명의 부랑인을 수용했다. 특히 형제복지원에서 12년 동안 513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형제복지원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은 “우리를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짐승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며 참혹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형제복지원 수용 경험자들이 잦은 구타로 불구가 되거나 정신적 문제를 겪는 모습을 전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등장한 형제복지원에 수용됐던 피해자들의 증언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한 피해자는 “당근볶음에서 석유 냄새 같은 게 났고, 김치도 이상해 먹지도 못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동료 수용자가 매트리스 아래서 쥐 새끼를 발견하고는 보약이라며 산 채로 잡아먹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또 형제복지원에서 형을 잃은 한 피해자는 “형의 시체를 봤는데 얼굴에 온통 멍이었다. 두들겨맞은 흔적이었다. 천을 확 펼쳐보니까 온몸에 피멍이 들어 있었다. 대체 며칠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복지원 원장 박모 씨의 만행은 12년 만에 드러났지만, 7차례의 재판 끝에 업무상 횡령·초지법 위반·외환관리법 위반 죄만 인정받아 징역 2년 6개월에 그쳤다. 출소한 그는 새로운 법인업체 형제복지지원재단을 설립해 억대 재산가로 호화롭게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