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하는 레이크사이드CC 회원권 시세…"거품 많이 끼였다" 지적 많아

2014-03-23 00:09
문체부, 계열 퍼블릭코스 이용제한 담은 ‘체시법’ 개정 추진…현재도 인근 골프장 시세에 비해 턱없이 높아

레이크사이드CC                                              [사진=레이크사이드CC 홈페이지]



삼성(삼성물산·삼성에버랜드)이 레이크사이드CC(54홀·경기 용인)를 인수한 후 이 골프장 회원권(서코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동안 레이크사이드CC 회원권 시세는 1억858만원이나 뛰어올랐다. 지난 2월19일 2억8000만원이었으나 21일 현재는 3억9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1개월전 대비 38.58%나 급등한 것이다.

회원권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유독 이 종목 시세만 치솟은 것은 ‘삼성’이라는 브랜드와 그에 따른 미래 가치(이용·수익)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그래서 상승세가 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골프장 회원권을 무턱대고 사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레이크사이드CC는 퍼블릭 36홀(동·남코스)을 먼저 개장했고, 나중에 회원제 18홀(서코스)의 문을 열었다. 서코스 개장 당시 ‘회원이 되면 원하는 날짜에 언제든지 부킹을 해준다’는 암묵적인 혜택이 제시됐다. 바로 퍼블릭코스 36홀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조건이었다. 실제로 서코스 회원들은 가입후 지금까지 원하는 날짜, 원하는 주말에 100%에 가까운 부킹을 받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법인회원의 경우 한달에 여덟 차례 주말에 부킹을 한 사례도 있다.

서울에서 가까운데다, 부킹이 잘 되니 이 골프장 회원권 가격은 인근의 비슷한 골프장에 비해 턱없이 높게 형성됐다. 회원수가 약 440명인데도 2008년 7월에는 역대 최고가인 13억원을 찍었다. 역대 최저가는 2013년말∼2014년초의 2억7000만원이다. 시가표준이 3억5000만원임을 볼 때 이 골프장의 회원권 시세는 비교적 하방경직성이었다.

그런데 앞으로는 서코스 회원이 퍼블릭인 동·남코스 이용을 하는데 제한이 가해진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체육시설·설치 이용에 관한 법(체시법)을 개정하려고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는 회원제골프장과 퍼블릭골프장의 권리·의무·영업행태 등이 엄격히 구분된다. 첫째 특정골프장 회원이 그 골프장 계열인 퍼블릭코스를 우월적 지위로 이용하는 것이 강력히 금지된다. 둘째 회원모집을 하지 못하게 돼있는 퍼블릭골프장들이 콘도 등을 분양하면서 퍼블릭골프장 이용권을 부여하는 ‘편법 회원모집’도 할 수 없다. 설악썬밸리·롯데스카이힐부여·힐튼남해CC 등이 후자의 대표적 사례다.

문체부에서는 이미 이같은 불법·편법 사례를 파악하고 개정될 법조항에 금지규정을 명시하는 한편, 지금까지 해왔던 불법적인 행태에 대해서도 소급해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 회원권을 사더라도 체시법이 개정되면 서코스만 회원으로서 이용할 수 있지, 동·남코스의 부킹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용가치가 지금보다 대폭 감소하고, 그러면 회원권 시세도 거품이 빠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레이크사이드CC 인근의 골프장을 비교하면 이를 알 수 있다. 서울에서 접근성이 더 좋은 강남300CC(18홀·경기 광주)는 회원수 400명으로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보다 적다. 그런데도 회원권 시세는 22일 현재 8200만원이다. 그밖에 인근 골프장인 88·뉴서울CC(이상 36홀)나 한성CC(27홀)의 시세는 각 1억2000만원, 1억2800만원, 7000만원이다. 세 골프장의 회원수가 레이크사이드CC보다 2배 정도 많다는 점을 감안해도 레이크사이드CC의 시세에는 족탈불급이다.

삼성이 인수했다고 하여 레이크사이드CC 회원들이 황금알을 쥘 수 있다는 생각은 맞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