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 문재인·안철수 회동 앞두고 ‘文 정계은퇴’ 주장

2014-03-21 14:25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21일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정계은퇴를 주장했다. 한 교수는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의 멘토로 알려져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당헌·당규와 정강·정책 제정 등을 놓고 양측 내부에서 파열음이 나오는 가운데 한 교수가 연일 ‘친노(친노무현) 책임론’을 들고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한 명예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출발을 위해 문 의원이 정계은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계은퇴’와 관련, “학자적 양심을 걸고 현재 상황에서 당의 미래와 또 문 의원 개인의 미래를 위해서 드리는 충언”이라고 운을 뗀 뒤 “(지난해 대선 패배는) 민주당의 책임이 훨씬 크고 또 문 의원의 책임도 결코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한 교수는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한 명예교수는 “(지금) 새로운 정당이 태어나고 있다. 만일 문 의원이 미래를 바라보는 지도자라고 하면, 안철수 의원을 만나서 ‘협력하자’고 하는 정치인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그 다음 깔끔하게 물러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직자의 덕목은 물러날 때 깔끔히 물러나는 것이다. 이게 국민에게 감동을 준다”며 “(문 의원)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금 이야말로 적기”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 의원이) 기회를 노리며 자신의 정치적 욕망만 충족하면 국민은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듭 문 의원의 정계은퇴를 촉구했다.

한 명예교수는 “대선이 끝나고 ‘멘붕(멘탈붕괴를 지칭하는 인터넷용어)상태’에 있던 지지자들은 새로운 정당 창당으로 안도는 하지만 속은 여전히 답답하다”며 “새 정당의 출발선에서 (문 의원이) 솔선수범해 정계를 은퇴하는 것이야말로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13일 한 언론기고문을 통해 “건곤일척의 비장한 각오로 민주당이 승기를 잡으려면 문 전 후보가 김한길·안철수의 결합을 온몸으로 환영하면서 정계를 떠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문 의원과 안 위원장은 이르면 주중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현재 양측은 양자회동을 위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도 이날 서울 여의도 신동해빌딩 새정치연합 사무실로 출근하기 직전 일부 기자들과 만나 문 의원과의 양자회동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서로 시간을 맞춰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양자회동이 불발되더라도 오는 22일로 예정된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 문 의원과 안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