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게임업계, ‘열혈강호 컨소시엄’ 부진에 갑론을박
2014-03-18 11:03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KT와 ‘열혈강호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KT가 컨소시엄 부진의 책임을 참여업체들에게 돌리면서 게임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가 지난해 모바일 사업 본격화를 선언하면서 시작한 ‘열혈강호 컨소시엄’이 기대와 달리 성과가 부진하자 이를 두고 참여 업체들 사이에 이견의 폭이 커지고 있다. (본지 2014년 03월 17일 보도)
KT는 ‘열혈강호 컨소시엄’에서 제한적인 역할만 맡았다고 주장했다. KT 관계자는 “당시 KT는 지적재산권(IP)에 대한 투자만 맡았을 뿐”이라며 “당시 밝힌 것과 달리 열혈강호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모바일 게임을 단독으로 개발할 수 없었던 것은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KT와 컨소시엄의 가교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는 차장급으로 활약이 미미했다”며 “그는 KT가 아닌 자회사 미디어 허브의 직원이었다”고 직접적인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아프리카TV를 비롯해 당시 컨소시엄 업체들은 KT의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이들은 “당시 열혈강호 지적재산권을 확보한 KT가 이를 콘텐츠로 개발하려는 문의가 쏟아지자 전문가인 당시 매니저에게 도움을 청했다”며 “그는 지금 스마트폰게임개발자들을 대표하는 단체의 회장직을 맡을 정도로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열혈강호 컨소시엄’ 운영총괄을 맡았던 아프리카TV는 KT가 처음부터 게임 사업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당시 매니저가 KT에서 이직을 결정한 것도 회사 자체가 게임 사업에 대한 의지 자체가 약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컨소시엄 부진은 참여업체들의 문제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또 다른 게임업체는 “KT가 컨소시엄 구성당시에는 가상재화 사업의 큰 축이라며 한껏 치켜세우더니 지금은 사업부진 원인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지금에 와서야 과거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며 부정하는 것은 거짓이라도 홍보효과가 있다면 침묵하는 얄팍한 상혼”이라고 지적했다.
게임업체들은 당시 KT임원의 발언과 현재 KT의 해명이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에 따르면 당시 최정윤 KT 가상재화 사업담당 상무는 열혈강호 컨소시엄을 계기로 원천 콘텐츠 확보와 가상재화 분야 동반 성장의 모범사례로 만들 것이라고 공약했다. 또한 국내 콘텐츠가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쳐 나갈 것이라는 말도 했다.
그러나 현재 KT는 단순 지적재산권 투자였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는 “지금 이 시점에서 동반성장, 마케팅 전략 등의 발언을 지우고 지적재산권 투자만했다고 발뺌한다면 게임업계는 KT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KT는 당시 사업을 담당했던 매니저에 대한 근무 경력도 거짓 해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KT가 논란 피하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시 KT에서 열혈강호 컨소시엄을 주도했던 담당 매니저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KT 미디어콘텐츠본부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디어허브 측도 “해당 매니저는 KT에서 M&C 사업부가 KT미디어허브로 분사될 때 퇴사했다”며 “미디어허브의 직원이었던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KT는 담당 매니저가 KT근무 경력 대부분이 자회사인 미디어허브라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