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열정 많은 배우 심형탁…연기부터 장난감까지 '애정 한가득'

2014-03-18 11:30

[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배우 심형탁은 숨겨진 매력이 많다. 잘생긴 외모와 훤칠한 키는 기본이다. 차가운 실장님과 찌질한 교수님을 넘나드는 연기 스펙트럼 까지 갖췄는데, 그저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만 기억한다면 못내 섭섭하다.

심형탁은 본인을 '심타쿠'라고 소개했다. 게임과 피규어 수집을 취미로 하는 키덜트(kidult·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의미하는 신조어) 같은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몸매 관리 이야기에는 트레이너 못지않은 지식을 자랑했다. 유쾌한 에너지는 덤이다.

최근 종영한 tvN '식샤를 합시다'(극본 임수미·연출 박준화·이하 '식샤')와 JTBC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극본 박민정·연출 김윤철·이하 '우사수')에 동시에 출연하며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이제야 겨우 숨 돌릴 틈이 생긴 심형탁이 지난 12일 서울 충정로에 위치한 아주경제 본사를 찾았다.
 

[사진=이형석 기자]


"동시에 두 캐릭터를 모두 떠나보내려니 시원섭섭하다"는 심형탁은 "캐릭터를 떠나보낼 때 가장 아쉽다. 다음에 새로운 캐릭터를 맡는 것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정이 들었던 캐릭터를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쓸쓸하다"고 담담히 말했다.

동시에 출연했던 두 편의 드라마가 비슷한 시기에 종영했다. 자연스레 작품을 비교하게 됐다. 

"'식샤'는 들뜬 분위기에서 촬영에 임했어요. 드라마이지만 '먹방'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담아내죠. 먹는 것만 5분 이상 촬영하는 장면은 정말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반면 '우사수'는 연기에 한없이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습니다. 감독님은 준모 캐릭터에 연기를 넣는 대신 자연스럽고 담백한 걸 원하셨죠. 새로운 연기의 길을 만들어준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지난 2001년 단막극으로 데뷔한 심형탁은 연기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연기는 나의 다른 모습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정의한 만큼 다양한 역할에 도전했다.

깔끔한 외모 덕분에 실장 역할을 많이 했지만 이혼 후 전 부인에게 집착하는 찌질남 역할과 순애보를 간직한 부드러운 남자 등 캐릭터 성격이 극과 극을 달린다. "연기는 내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창구"라는 그는 "캐릭터에 정해진 규칙은 없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사진출처=심형탁 미투데이]

 

심형탁은 '배우'라는 이미지만큼 '오타쿠(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 이미지가 강하다. 포털사이트에서 가장 앞자리에 위치한 연관검색어 역시 '심형탁 덕후'다. 이와 관련한 질문을 조심스럽게 꺼내자 심형탁은 오히려 "나는 '심타쿠(심형탁+오타쿠의 줄임말)'라는 별명이 있다. 모든 남자는 마음 속에 드래곤볼을 갖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드라마가 끝나고 요즘은 조금 여유로워서 피규어 조립과 게임 '몬스터 헌터4'에 빠져 있다. TV만화 '킬라킬'도 열심히 보고 있다"며 열심히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설명했다. 솔직한 매력이 남성 팬을 확보하는데 밑거름이 됐을까. "대부분의 사람이 장난감을 좋아하는 것을 숨기는데 나는 오히려 드러내고 사진을 찍는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루리웹(국내 최대 콘솔게임 공략·정보 사이트) 활동도 열심히 한다"며 아이 같은 모습을 보였다.

자신을 한마디로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 심형탁은 '오타쿠'라고 답했다. "한 가지를 좋아하는 사람을 오타쿠라고 하잖아요. 저는 한가지가 아닌 여러 분야에 빠진 오타쿠가 되고 싶어요. 연기도 오타쿠고 되고 싶고 장난감이나 게임에도 오타쿠가 되고 싶습니다. '심타쿠'라고 불러주는 것도 정말 좋아요!"

연기도, 취미생활도 즐겁게 하는 심형탁은 "다음 작품에서 이중성 있는 사이코틱한 악역을 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우사수' 속 찌질한 교수님과 '식샤'의 세련된 변호사, 그리고 실제 삶에서의 잘생긴 오타쿠까지 여러 얼굴을 가진 심형탁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